▲ “선학원이 과거의 영광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고 최근 침체기를 겪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설립 조사스님들의 유명을 받들고 ‘대중불교 전개’와 ‘화합’을 제2의 설립정신으로 삼아 재도약하겠습니다.”재단법인 선학원 제 17대 이사장에 선출된 정산법진 스님<사진>은 11월 5일 취임식에 앞서 지난 10월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학원의 규모에 걸맞게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사장 법진 스님은 불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불교가 원효와 서산 스님으로 이어지는 통불교 전통 속에서 다져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선학원은 앞으로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서 ‘다름’과 ‘틀림’의 경계를 넘어서 화합과 소통을 표방하는 불교와 그 문화를 추구하겠다.”고 전제한 이사장 정산법진 스님은 불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화합’과 ‘소통’을 최우선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내부적으로는 재단의 화합, 외부적으로는 조계종과 타종단, 사회와의 소통으로 표현된다. 분원 350여 곳, 포교원 220여 곳 등 570여 곳의 재단 등록 사찰 체제를 정비하고 ‘우리 재단’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은 재단 안에서의 목표로 정했다.
“등록 사찰 수가 많고 사(私)사찰이 대부분이다 보니 운영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제한 법진 스님은 “법인의 상당수 사찰들이 사(私)사찰이기 때문에 운영실태도 파악하기 힘들다. 또 ‘재단’이라는 인식과 참여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종무행정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정확한 실태파악과 체계정비를 통해 공동의 이념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님은 “선학원의 사회복지활동도 개별 사찰 단위로 이뤄지다보니 체계적·효율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복지법인을 설립해 사찰단위로 전개되는 복지활동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그 역량을 결집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법진 스님은 조계종단과 타종단, 이웃종교, 사회와의 소통 창구도 마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종단과 선학원은 연원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스님은 “분담금 미납, 참정권 등으로 불거진 종단과의 관계도 대화를 통해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2002년 합의서 작성 후 유지되고 있는 종단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상시적인 대화창구 개설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스님은 취임식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통불교를 바탕으로 시대성이 담긴 이념을 창출해 대중불교 운동을 전개하고 다종교다문화로 대표되는 21세기 사회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분명한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규모에 걸맞고 시대에 부응하는 다양한 사업으로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를 통해 다문화 사회에서 선학원의 대사회적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편집실


A 등록된 분원과 포교원의 수가 많아, 재단에서 지금까지 분원과 포교원의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종무행정이 미치지 못한 부분까지도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실태를 파악한 후에는 선학원의 발전 방안을 세분화시켜나갈 생각입니다. 사무국 시스템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Q 선학원은 종단 안에 작은 종단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A 선학원은 민족불교의 선맥을 지키고, 수좌들을 보호 육성하기 위해 당대 고승들이 정재를 모아 만든 법인입니다. 이는 종단과는 틀린 부분입니다. 조금 달리 생각하면, 어떻게 생각하면 선학원이 유지되고 보존되는 게 종단의 이념과도 부합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체적인 계단을 가지고 승려증을 발급하고 징계권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 이상, 재단은 큰 뜻을 품고 모은 정재를 잘 보호하고, 분원장 스님들이 지역 사회에서 수행과 포교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즉, ‘민족불교 수호’와 ‘정화’라는 선학원의 설립정신을 계승해 ‘화합’과 ‘소통’이라는 제 2의 설립정신을 확립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조계종 종회에서 선학원과의 관계 문제에 대한 질의가 있고, 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조계종의 공식적인 입장을 들은 바 없습니다. 조계종과 재단은 동근(同根) 동원(同原)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면 종도의 입장에서 대화로 풀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취임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의 면담 요청을 한 것도 그러한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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