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3개월간의 동안거 결제가 시작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선원에서 2000여 명의 납자들이 ‘은산철벽을 타파’하기 위해 정진에 들어갑니다. 매일이 모두 수행하는 날이지만 특히 안거 기간은 철저한 용맹정진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절을 맞으면 꼭 바라는 게 있습니다. 전국 선원에 소참법문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것입니다. 선원의 법문은 상당법문과 소참법문으로 나눠집니다. 격식을 갖추고 하는 것이 상당법문이며 매월 초하루나 보름에 거행하는 단망상당(旦望上堂), 매월 5.10.20.25일에 치르는 오참상당(五參上堂), 3일마다 한 번씩 약 9회에 걸쳐 거행되는 구참상당(九參上堂) 등이 있습니다.
현재는 안거의 결제나 해제법회 때 상당법문이 이뤄집니다. 반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행해지는 설법이 소참법문. 아침에 이뤄지는 조참(朝參)과 저녁에 하는 만참(晩參)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선원에서 이 소참법문 전통이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상당법문이 있기에 굳이 소참법문이 필요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제한 뒤 맹렬한 신심이 해이해지는 때가 오고, 그럴 때는 취모검을 새롭게 벼릴 필요가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혹은 공양 뒤 나른할 때 옛 조사스님들의 어록에 담긴 내용을 들으면 분발심이 솟아 더욱 용맹정진하게 됩니다.
과거 대덕 스님들은 결제 중에도 수시로 법문하셨습니다. 『육조단경』『신심명』 『벽암록』 『임제록』 등을 대중에게 설하며, 대중들의 신심을 제고(提高)시켰다고 합니다. 지금의 활발발(活潑潑)한 선풍에 소참법문이 더해지면 선풍은 더욱 진작될 것입니다. 올 동안거부터 소참법문이 선원마다 시행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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