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앙박물관장 흥선스님이 백제 이래 조선시대의 석등(石燈) 63기를 정리한 책『석등, 무명의 바다를 밝히는 등대』를 펴냈다.

흥선스님은 석등이 갖는 불교미술의 의미가 다른 불교 건축물이나 불상, 부도, 혹은 석탑과 같은 성보문화
재에 견주어 결코 작지 않다고 진단한다.

등은 불교에서 부처님의 진리, 혹은 법을 의미한다. 또한 어둠을 밝히는 상징적 성보이기도 하다. 나아가 예배대상인 불상, 불탑, 불화와는 달리 실용과 장식 기능이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는 것에 흥선스님은 주목하고 있다.

흥선스님은 특히 “한국불교의 등은 애초 목조였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전통이 석등에 남아있다고 본다”면서 “같은 불교문화권이라고 해도 중국이나 일본에는 석등이 거의 없는 점에서 한국 불교미술의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석등이 제작된 시대와 왕조, 그리고 지역별로 나누어 전체 혹은 일부가 현존하는 개별 석등을 풍부한 원색 도판을 곁들여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한국 석등의 대명사로 간주되는 국보 5호 법주사 쌍사자 석등은 현재의 모습이 원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석등 각 부분의 어색한 비례, 각 부분을 만든 솜씨의 현격한 차이, 각 부재의 석질이 다른 점 등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직지사 성보박물관장과 문화재위원을 지내기도 한 스님은 해인사 학인 시절 윗반 스님들을 따라 처음 탁본을 체험하면서 금석학(돌에 새겨진 명문을 연구하는 학문)과 한문학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후 스님은 30년간 금석학을 연구하면서 탁본과 함께 이 분야에서 뛰어난 일가를 이루었다.

현재 불교중앙박물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스님은 “종단 차원에서 능력과 덕성을 겸비한 인재들을 장기적, 지속적, 제도적으로 기르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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