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세음보살이란 어떤 보살인가

관세음보살에 대해서는 󰡔반야경󰡕 󰡔화엄경󰡕등 수많은 경전에서 설하여 있으나, 주로 󰡔묘법연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중심으로 설해진 관음신행이 널리 유행하였다. 관음신행이 성행하면서 법화경 보문품을 따로이 독립시켜 󰡔관음경󰡕이라고까지 불려지고 있다.

법화경의 관음보살은 사바세계의 고달픈 삶 속에서 일어나는 칠난(七難) 삼독(三毒) 이구양원(二求兩願)의 고난으로부터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칭명함으로써 중생들이 해탈을 얻을 수 있다는 구고구난(救苦救難)의 상징이며, 자비행(慈悲行)의 화신으로 중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신행 대상이 되어왔다.

이 때문에 관음신앙은 민간에 가장 널리 신행되어 많은 관음영험이 만들어졌고, 관음은 중생들이 살고있는 사바세계에도 그 주처(住處)가 있어서 중생을 구제한다고 하는 주처신앙으로도 발전하였다.

법화경 보문품의 내용은 다음의 네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무진의보살(無盡意菩薩)이 무슨 인연으로 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르는 지를 질문하고, 부처님께서 그 인연을 설하셨다.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면 고난에서 해탈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중생들의 신구의(身口意) 삼업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일곱 가지 환란과 삼독과 이구양원(二求兩願)에 관세음보살께서 응한다는 것이다.

둘째, 무진의보살이 다음으로 질문한 것은 관세음보살이 어떻게 사바세계에서 교화하시는지를 여쭈니 부처님께서 이 보살은 33응신 19설법으로 중생을 교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셋째, 무진의보살은 부처님의 권유를 받들어 관세음보살에게 목걸이를 공양하는데 관세음보살은 이를 받아 석가모니불과 다보불탑에 바쳤다.

넷째, 지지보살(持地菩薩)은 이 품의 자재한 행동과 관세음보살의 넓은 문으로 나타내는 신통력을 찬탄하였고 이 품을 들은 팔만사천대중은 아누다라삼먁삼보리에 발심했다.

이러한 관음의 구제행과 교화행은 관세음보살의 본원(本願)과 중생들의 칭명수행에 의하여 감응(感應)이 이루어져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면 관세음보살행의 본뜻이 과연 고난에 빠진 중생을 구하여 소원을 성취시키는 데에만 있는 것일까? 만약 관음신행을 고난에서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불러서 해탈케하는 구고고난의 보살로 한정된다면 이는 단순한 구복신행(求福信行)이며, 소승적 해탈에 머물게 되어 버린다.

우선 󰡔법화경󰡕에서 관세음보살의 위상을 보면 적문(迹門)도 아닌 본문(本門)의 유통분에 들어있어 대승보살도를 실천하는 「상불경보살품」․「약왕보살본사품」․「묘장엄왕본사품」․「보현보살권발품」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일불승도를 실천하는 실천법화의 모범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보문품」에서는 이구양원(二求兩願) 외에 관세음보살이 33응신(應身)으로 몸을 나투어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법을 설하여 제도하고 있다. 이같은 󰡔법화경󰡕 관음사상의 전개에 대해서 중국의 천태대사는 󰡔법화문구󰡕와 󰡔관음의소󰡕 󰡔관음현의󰡕에서 관세음보살이야말로 보문시현(普聞示現)하여 회삼귀일(會三歸一)하는 법화의 교설에 따라 원교의 일불승도를 실천하는 대승보살행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2. 관세음보살의 중생 고난 구제

중생들이 7난의 고뇌를 받을 때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일컫는다면, 관음이 그 소리를 관하고 위신력으로 곧 고난에서 풀려나 해탈을 얻게 한다고 하면서 중생들의 고난과 바램을 열거하고 있다.

󰡔묘법연화경󰡕에서는 관음이 세간을 관하여 고뇌에서 중생들이 일심으로 부르는 음성을 듣고 곧 자비의 위신력으로 갖가지 고난, 중생들의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화재․물난리․바람․도적․악귀․옥사․원한(칠난)을 벗어나게 한다. 또한 중생들이 탐․진․치의 번뇌들(삼독)이 치성할 때 항상 일념으로 관음을 생각하고 공경하면 이러한 삼독을 여의게 된다.

또한 아들 딸 낳는 바램(二求兩願)이 있을 때 관음에게 예배 공양하면 바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관음의 구제행은 중생들의 신구의(身口意) 삼업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칠난과 삼독과 이구양원에 관세음보살께서 응하여 감응도교(感應道交)가 이루어지므로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3. 관세음보살의 응화 설법과 일불승 구제

관세음보살은 어떻게 노닐고, 어떤 설법하고, 방편력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중생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제1 부처의 몸(佛身)부터 제33 집금강신 몸(執金剛身)까지 총33가지(혹은 32로 보기도 함) 몸을 근기에 맞게 나타내어 그들에 맞는 법을 설하여 그들을 교화한다. 이를 33응신 19설법이라 한다.

관음보살이 고에 빠진 중생을 관하고 응현하여 법을 설하여 제도할 수 있는 것은 신통보 방편보 중생성취보 등을 갖춘 원교보살로 보현색신삼매(普賢色身三昧)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묘법연화경󰡕에서는 중생과 관음의 감응이 이루어지면 관음이 사바세계에 나투어 설법하고 방편력으로 교화를 편다고 설한다.

관음보살이 자재하게 나투어 응현하는 32신에 대하여, 비구․비구니․우바이․우바새는 사중으로 한 법문으로 보고, 장자의 부녀․거사의 부녀․재관의 부녀․바라문의 부녀도 한 법문이며, 동남․동녀도 한 법문이고,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가 역시 같은 부류의 한 법문으로 보아 모두 19설법이 이루어져 교화한다고 한다.

이 19설법을 십계에 배대하여 삼승․사부중․천용팔부의 세 부류로 나누어 진다. 따라서 관음의 설법도 법화경 개삼현일의 취지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이기운 /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교수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