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당대 출가와 재가를 망라한 최고의 필진들을 구성하여 대한불교청년회 ‘성전편찬위원회’가 발행한 《우리말 팔만대장경》이 팔만대장경 간행 1,000년을 맞아 재발간된다.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정우식 ‧ 이하 ‘대불청’)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조계사에서 ‘우리말 팔만대장경 개정신판 봉정식’을 봉행한다.

이번에 개정신판으로 발간되는 《우리말 팔만대장경》은 총 1456쪽으로, 오는 15일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대표 박길수)을 통해 발행될 예정이다. 책의 편집ㆍ해제는 《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의 저자 진현종 씨가 맡았으며 월운 큰스님(전 동국역경원 원장 ‧ 봉선사 조실)이 감수했다.

이번 개정신판이 원본 《우리말 팔만대장경》의 내용과 편제를 그대로 살린 것도 주목된다. 책은 △제1편 부처님의 나타나심 9장 27절, △제2편 아함경법문 13장 80절, △제3편 방등경법문 11장 80절, △제4편 반야 계율부 2장 14절, △제5편 법화 열반부 3장 33절, △제6편 화엄부 13장 등 총 6편 247절에 이어, 해제 및 색인 등이 담긴 부록 5장 등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세로쓰기였던 책의 판형을 가로쓰기로 바꾸고, 현대어에 맞게 문체도 다듬어졌다.

이번 《우리말 팔만대장경》의 재발간과 연계하여 《어린이 팔만대장경》 등 단행본과 전자책,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용 어플리케이션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불경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같은 보다 대중화된 ‘불경현대화’ 사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개정신판 《우리말 팔만대장경》의 기획 및 편저를 총괄한 대불청 측은 불자들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부처님 가르침을 온전하게 전하기 위해서 대 ‧ 소승을 가리지 않고 결집하였으며 또한 한역 경전에만 국한시키지 않은 점, △팔만대장경의 단순한 소개서나 요약본이 아니라 교리를 그 심도에 따라 순서대로 정교하게 배치한 점, △각 편의 소절(小節)에 이르기까지 출전의 범위를 정확히 명기함으로써 원전과의 연계성을 극대화한 점, △이미 50년 전에 초판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번역문이 매우 깔끔하고 쉽게 서술된 점 등을 꼽았다.

한편 1963년 당시에 1200쪽, 세로쓰기 2단 편집으로 초간된 《우리말 팔만대장경》의 발행에는 ‘동국역경원’의 창립 당시 핵심 역경위원들을 맡았던 이들이 참여한 바 있다. 대불청 성전편찬위 성전편찬위원장 권상로 박사(전 동국대 총장)를 필두로 운허스님, 김동화 박사가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색인 및 교정은 법정스님이 담당하였다. 당시 불교계 전체가 힘을 모은 고려대장경 번역의 시험무대였던 셈이다.

이 책을 필두로 탄생하게 된 동국역경원은 이후 37년에 걸쳐 총 318권으로 된 ‘한글대장경’을 완역(2001년)하게 되었다. 불교계에서 《우리말 팔만대장경》의 출간은 팔만사천의 부처님 법문을 담은 318권의 방대한 책을 집약하여 대중으로 하여금 부처님 말씀의 본령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기념비적 역작’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불청은 “도제양성, 포교와 더불어 전통적인 3대 사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역경사업은 올해로 고려대장경 천년을 맞이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한국불교의 존재 형식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우리말 팔만대장경이 완역된 지 10년을 넘어섰으며 또 올해는 고려대장경 천년을 맞지만, ‘불경의 대중화’는 여전히 요원한 불교계의 숙제가 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부처님 말씀의 방대함을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맞게 재구성하여 전달하는 번역이 언제나 새롭게 과제로 제기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출간의 의의를 설명했다.

대한불교청년회 측은 오는 16일 오전 11시 조계종 템플스테이관 3층 문수실에서 《우리말 팔만대장경》 개정신판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책의 홍보와 전파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대불청 정우식 회장과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박길수 대표, 책의 감수를 맡은 월운 큰스님, 편집과 해제를 맡은 진현종 씨 등이 참석한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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