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대 문화재관리국장을 지내며 한국 문화재 정책의 근간을 마련했던 정재훈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가 29일 자정께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73세.

공직생활 대부분을 문화재 분야에 투신한 그는 우리나라 문화재 행정 50년 역사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193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57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64년 단국대 상대를 졸업한 뒤 문화재관리국에 들어갔다.

1986년부터 1993년까지 문화재관리국장을 역임했으며, 1995년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사무국장을 거쳐, 퇴임 뒤에는 문화재보호재단 문화재조사연구단장과 문화재위원 등을 지냈다.

특히 1973년 경주사적관리사무소장으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한 경주관광개발계획 실무를 주도했다.

관료로서만이 아니라 전통 조경의 연구자로도 한 획을 그었다. 경주 안압지를 발굴할 당시 조경 연구자가 없어 손수 ‘안압지의 조경학적 고찰’ 등을 쓰면서 전통 조경 연구를 개척했다.

또 고인은 문화재관리국장 재직 당시에는 궁궐의 일본식 조경 잔재를 없애는 작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경복궁의 심장에 자리잡고 있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고 30경비단을 철수시키도록 추진한 것도 그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관문화훈장 ·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독실한 불자이기도 했던 고인은 서울 정법사 신도로서 오랫동안 불교와 인연을 맺어 왔다. 오는 9월 4일(일)부터 정법사에서 49재를 지낸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9월 1일 오전 6시다. 02-2072-2033.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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