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선리연구원(원장 법진스님)이 14일 개최한 제5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학술상을 수상한 동국대학교 남궁선 박사는 학술회의의 3주제 발표자로 나와 수상작 ‘불교 불식육계의 생태학적 고찰’을 발표했다.

남궁선 박사
남궁선 박사는 논문을 통해 인간의 생리적인 특성을 인정하면서 연기적인 관점에서 불식육계의 재해석을 시도하여 현 생태위기 상황을 개선하는데 일조할 수 있는 논리를 전개해 보고자 했다.

인간의 생존에 의식주생활은 필수적이다. 그 중에서도 식생활은 나머지 두 가지보다 더 중요한 사항이다. 주택이나 의복은 일단 장만해두면 그 수명이 오래 가지만 식생활은 날마다 그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모두가 자연에서 생산되는 것들이므로 생태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변화와 생물종의 멸종문제로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인간의 식생활 특히 육식문제에 대한 점검은 시대적인 요구사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불교에서 상당한 비중을 두어 다루는 불식육계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통하여 새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계율관의 정립이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불식육의 문제는 불살생의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불살생계의 실천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불식육계라면 어류나 육류를 섭취하는 것을 물론 자제해야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벌이지는 식생활 속에서 생태계의 생명체들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간접적 행위조차도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식물성 음식물을 섭취하는 행위가 환경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진정한 불식육계는 우리의 식생활이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세심한 배려를 요한다. 그래서 남 박사는 그러한 식사관을 육식도 채식도 아닌 생태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불교에서 주장하는 불식육계가 생태식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참된 불식육계의 실천이라는 논리를 전개해보고자 했다.

남 박사는 논문에서 이렇게 제언한다.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서도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생태식은 실천되어 야 할 식습관이다. 지구도 건강해지고 인간도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생태식을 생활화 해야 한다. 식습관을 바꾸기 힘들다면 한 달에 며칠만이라도 고기를 안 먹는 날을 정해서 실천해야 한다.

생태적인 8관재계를 새로 제정하여 한 달에 6일(6재일)만이라도 고기를 먹지 않는 불식육일을 불자들이 앞장서서 스스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 또 원광법사가 세속5계를 제정하여 살생유택을 강조했듯이, 실천 불가능한 높은 이상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지금은 현실적으로 실천가능한 생태계(生態戒)를 제정하여 실천에 옮기는 일이 당장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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