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선리연구원(원장 법진스님)이 14일 개최한 제5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고상현 주임은 학술회의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수상작 ‘고려시대 수륙재 연구’를 발표했다.

▲ 고상현 주임
고 주임은 이번 연구에 대하여 “고려시대 수륙재 설행에 대한 연구는 사료의 부족으로 인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실정”이라면서 “필자는 시론적인 성격으로 고려시대의 수륙재에 대한 단편 기사를 통해 수륙재의 설행 목적, 수륙의례집의 간행과 유포, 수륙재와 관련한 전각 건립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고 밝혔다.

고 주임은 먼저 고려시대 수륙재 관련 의례집의 간행과 유포에 대하여 분석했다. 그는 “수륙의례집과 관련하여 최사겸이 송나라에서 수륙의문을 가져왔다는 기사 이후 혼구(混丘)가 『신편수륙의문』2권을 저술하였다는 등 서너 편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이들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시대에도 의례집이 여러 본이 수차례에 간행되었으며, 그것은 조선시대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쌍봉사에서 간행된 보림사 소장본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의 이제현의 발문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음으로 고 주임은 수륙재의 설행 유형 및 목적을 분석했다. 고 주임은 수륙재의 목적 및 형태에 대하여 △첫째, 적멸의 근원인 불덕(佛德)을 깨닫도록 하는 것으로서 진정국사의 『호산록』「수륙재소」등이고, △둘째, 천도(薦度)의 재의. 이는 기록상으로 남아있는 수륙재 중 가장 많은 횟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공민왕의 승의공주를 위한 천도 수륙재에 국행수륙재가 설행되었고, △셋째, 치병(治病)을 위한 수륙재이고, △넷째, 액을 없애는 해액수륙재(解厄水陸齋)이고, △다섯째, 자신의 죄업을 소멸하고자 설행한 멸죄 수륙재이고, △여섯째, 수륙재를 통해 당시 유행하던 불교를 통해 백성들을 위무하고 정신적ㆍ정치적 통합을 이루어 가는 기재 등으로 분류했다.

이어 고 주임은 “수륙재와 관련한 전각은 고려 초기인 1089년에 보제사에서 수륙당을 건립하고자 한 것이 최초의 기록으로 보인다”면서 “이후 조선초기의 기록인 권근의 양촌집에 실린 ‘진관사수륙사조성기’나 조선후기에 간행된 『대둔사지大芚寺誌』등에 수륙사, 수륙전에 대한 기록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러 형태로 수륙재 관련 전각이나 도량이 건립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고상현 주임은 이번 논문의 의의에 대하여 “고려시대에 간행된 것으로 파악되는 수륙재 의례집 판본별 연구를 통한 구체적 설행 모습 등 아직도 밝혀지지 못한 영역들이 있다”면서도 “(이번 연구가) 기존 연구에서 보여진 조선시대 수륙재 기술을 위한 단면으로서가 아니라 고려시대 수륙재 연구라는 하나의 테마로 분류한 본격적이고 최초의 연구”라고 자평했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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