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자유정책연구원(공동대표 박광서 ‧ 이하 종자연)은 8일 <국방부는 호국영령에게 특정종교를 강요하는가?>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현충일 추모행사에서 찬송가가 연주된 것을 비판했다.

이틀 전 제56회 현충일의 추념식에 앞서 거행된 ‘호국의 형제 안장식’에서 개신교 종교행사 시 가장 많이 부르는 찬송가 중 하나인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연주해 논란이 일었다. 찬송가에 맞추어 이명박 대통령, 김관진 국방장관, 한민구 합참의장 등을 비롯한 전체 일동이 경건히 거수경례를 하고 있었던 것.

종자연은 “이러한 거국적 행사에 찬송가가 국방부 군악대에 의해 반복 연주되었다는 사실은 정교분리의 헌법정신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면서 “이는 국가 공식행사조차 장로 대통령의 코드에 맞추려는 행위이며, 대한민국의 호국영령에까지 특정종교를 강요하는 종교편향적 행위”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다음은 종자연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  


국방부는 호국영령에게 특정종교를 강요하는가?



- 현충일 행사에 찬송가가 연주된 것에 대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입장 -

지난 6월 6일 오전 ‘호국의 형제 안장식’에서 군악대가 개신교 교회에서 종교행사 시 가장 많이 부르는 찬송가 중 하나인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연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 56회 현충일 추념식에 앞서 거행된 1부 행사 ‘호국의 형제 안장식’은 지난해 10월 강원 양구군에서 발굴된 이천우 이등중사의 유해를 이미 서울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던 친형 이만우 하사의 묘 옆에 모시는 경건한 국가적 행사였다. 이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한민구 합참의장,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등이 일제히 거수경례를 했다.

이러한 거국적 행사에 찬송가가 국방부 군악대에 의해 반복 연주되었다는 사실은 정교분리의 헌법정신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다. 이는 국가 공식행사조차 장로 대통령의 코드에 맞추려는 행위이며, 대한민국의 호국영령에까지 특정종교를 강요하는 종교편향적 행위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기독교 공화국”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국방부 정책홍보담당관실은 6월 7일 트위터를 통해 “문제가 제기된 곡은 ‘현충일추념식’이 아닌 추념식 전에 실시한 ‘호국의 형제 안장식’ 때 연주된 것”이고 “일반적으로 장송곡으로도 연주되고 있는 유명한 곡으로 예전부터 군악대가 영결식과 안장식에서 사용해” 왔으며 “종교적 이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는 궁색한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다. 당국책임자의 안이한 인식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에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다음의 사항을 촉구한다.

1. 정부는 더 이상 관행이란 이름으로 특정종교 편향적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특히 이번 사건과 같이 국가의 공식기념행사에서 특정종교 찬송가 등 종교음악이 연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헌법상 정교분리원칙을 앞장서서 구현해야 할 대통령은 국가 공식행사에서의 종교 편향행위를 근절하도록 해야 하고,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공식행사에서의 위헌적인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 관리해야 할 것이다.

3.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함은 물론,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철저히 규명하여 징계하라.

4. 군 당국은 지도자급 군 인사들을 대상으로 헌법에 명시된 종교자유와 정교분리의의미와 수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라.

2011년 6월 8일
종 교 자 유 정 책 연 구 원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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