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포 가야산의 보원사지(普願寺址). 사적 제316호.

조계사와 수덕사 사부대중들이 충북 내포 가야산 서산마애삼존불의 성역화와 보원사지의 복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과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은 ‘내포가야산 성역화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위원회의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으며, 내포 가야산의 불교문화유적과 성보(聖寶)를 지켜나갈 것을 발원했다.

이는 종단의 자성과 쇄신을 위한 ‘문화결사’의 실천과제라는 게 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조계사와 수덕사는 나아가 ‘민족문화수호단’을 창단하여 관광자원으로만 여겨지던 내포 가야산의 전통불교문화와 수행터를 복원할 것을 다짐했다.

내포 가야산의 보원사지(용현계곡) 입구에는 국보 제84호이자 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띠는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이 새겨져 있다. 또 가야산에는 통일신라시대 화엄십찰의 하나였으며 고려 광종 때 왕사였던 법인국사가 주석했던 보원사터를 비롯해서 가야사터, 원효암터, 백암사터 등 100여 곳의 폐사지가 산재해 있다.

▲ 서산마애삼존불상
보원사지를 중심으로 한 서산 지역에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백제불상인 금동여래입상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철불 중 가장 거대한 철불인 고려철불좌상, 당간지주(보물 103호), 석조(보물 102호) 등 백제 불교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수많은 중요 유물들이 출토되기도 했다.

한편 보원사(普願寺)는 백제시대에 창건되고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 초기에 중창된 유서 깊은 절로 추정된다. 백제가 중국과 교역하는 무역항로로 활용한 내포(內浦) 지역(당진 ‧ 태안 ‧ 서산)에서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보원사와 서산마애삼존불이 모셔졌다는 게 일반적 견해.

이후 보원사는 오랫동안 폐사되었다가 2004년 12월 9일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수덕사 말사로 등록되어 명맥을 잇고 있다. 2006년부터 12년 계획으로 발굴조사가 한창이다.

조계사 사부대중은 이미 5월 부처님오신날 당시에 이렇듯 ‘백제 불교문화의 특구’라 할 만한 “내포 가야산 성역화”에 동참한다는 의지를 천명한 후, 지난달 17일 민족문화수호단의 첫 번째 실천운동으로 ‘관계기관에 1만장 엽서보내기’를 실천하는 중이다.

이는 조계사 사부대중이 문화재청장, 충남도지사,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마애삼존불이 새겨진 엽서 1만장에 ‘내포 가야산 성역화’의 서원을 정성껏 담아서 보내는 운동이다. 불자들이 일회성에 그치는 행사참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천운동인 것이다.

조계사는 향후 8월 15일 백중방생법회 장소를 보원사터로 정하고, 서산마애삼존불을 참배하는 등 성역화의 원력을 더욱 다져나갈 예정이다.

한편 수덕사에서도 그동안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공서 등과 함께 진행해 온 백제의 미소길 조성은 물론 ‘백제의 미소길 걷기대회’를 꾸준히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하여 내포가야산 성역화추진준비위원회 상임대표 정범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은 “서산마애삼존불의 성역화와 보원사지를 옛 모습으로 되살리는 것은 문화결사의 의지와 실천이자 종도들의 숙원이었다”면서 “우리의 민족유산인 불교문화를 지키는 데 종단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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