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3년 발족한 생명평화결사의 탁발순례 장면

살아있는 모든 중생의 몸과 마음이 하나의 본체라고 설파하는 종교가 불교다. 그것을 일러 화엄경에서는 “마음과 부처와 중생 셋은 차별이 없다”(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라고 선언한다. ‘나’와 세계는 차별되지 않는다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세계관. 그야말로 철저한 생태적 사유다. 이러한 생태적 사유와 환경관이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라는 바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불교가 그간 축적해 온 생태담론과 생태운동의 경험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된다. 오는 6월 4일(토) 오후 1시~7시, 한국불교의 생태담론과 생태운동’을 주제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연찬회가 그것. 이번 학술연찬회는 불광연구원(이사장 지홍스님)과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소장 조은수 교수)가 공동으로 개최하며, 조계종환경위원회와 보덕학회가 후원한다.

학술연찬회에서는 모두 8개의 주제가 발표되며 한국불교 환경운동의 역사, 불교생명사상과 불교생태학, 불교의 생명윤리와 동물권, 한국선원의 생태적 사유와 전통 등 한국불교의 생태담론과 생태운동에 관련된 전반적인 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불교생태학과 관련해 연구하고 발표해 온 불교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제1부 ‘한국불교의 생태운동’은 불교사회연구소 생명‧생태 분과위원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 우희종 교수가 사회를 맡으며, △‘한국불교의 생명사상과 생명운동’ (발표 한양대 이도흠 교수), △‘지율스님의 생태운동과 에코페미니즘’ (발표 서울대 조은수 교수), △‘한국선원의 생태적 사유와 전통’ (발표 불광연구원 서재영 책임연구원), △;한국불교환경운동의 역사와 미래‘ (발표 에코붓다 류정길 대표) 등이 논의된다.

제2부 ‘한국불교의 생태담론’에서는 조계종환경위원회 위원인 부산대 이병인 교수가 사회를 담당하며, △‘한국불교의 생태담론과 불교생태학’ (발표 동국대 박경준 교수), △‘복잡계로서의 생태계와 법계’ (발표 동국대 김종욱 교수), △‘한국불교의 계율관과 생태윤리’ (발표 한국교원대 박병기 교수), △‘불교의 생명윤리와 동물권’ (발표 동국대 허남결 교수) 등의 주제들이 다뤄진다.

특히 이번 학술연찬회의 발표들에서는 도법스님, 수경스님, 지율스님 등 한국불교의 환경운동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활동가들이 조명될 계획이다. 개발과 성장이라는 현대사회의 지배적 가치에 맞서 생명의 가치와 생태계의 보존이라는 이슈를 전 사회적으로 각인시킨 당대의 인물을 학술적으로 읽고 평가하며, 한국불교만의 역동적이고 현실참여적인 실천의 역할을 점검하고 살려나가자는 의도다.

또한 이번 연찬회를 통해 발표되는 논문 중 한국불교의 환경운동의 경험과 사례를 다룬 논문들은 6월 20일부터 27일까지 대만 법고산사에서 개최되는 세계불교학자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도흠 교수의 ‘한국불교의 생명사상과 생명운동’을 비롯해 조은수 교수, 박경준 교수, 서재영 책임연구원의 논문까지 참여 논문은 총 4편. 앞으로 ‘환경’과 ‘생태’라는 키워드를 통해 한국불교학이 세계불교학계와 보다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불광연구원 서재영 책임연구원은 “개항 이후 주류에서 소외됐던 한국불교가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며 전면에 나선 것은 바로 환경문제를 통해서이다”라고 지적하며 “최근 불교계의 환경운동은 활력을 잃고 다소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한국불교의 환경운동에 대한 담론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불교환경운동의 의미와 가치를 재학인하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이번 학술연찬회를 열게 됐다”고 이번 행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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