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불교의 대명사 ‘불광산사’를 오늘에 있게 한 성운대사의 인생 여정을 담은 《합장하는 인생》이 출간됐다.

불광산사는 불과 5~60년의 짧은 시간에 신도 수백만 명에 이르고 세계 각지에 200여개의 분원을 가진 대규모 불교단체로, 오직 성운 대사란 한 스님의 수행과 포교에 의해 이루어졌다. 《합장하는 인생》은 성운 대사가 어떤 계기로 불광산사를 창립했고 어떤 사상과 방향으로 단체를 이끌고 있는지, 또 한 인간으로서 수행자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녹아있는 80여년의 회고록이다.

이 책의 성격은 ‘한국의 독자들에게’라고 쓴 저자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이번에 출간되는 《합장하는 인생》은 일전에 제가 《강의》라는 잡지에 직접 게재한 여려 편의 글들을 하나의 일관된 주제로 묶은 것입니다. … 한평생 불법을 수행하고 널리 포교를 해 오면서 제가 체험했던 여러 가지 일들과 사연들, 그리고 홍진세상에서 겪었던 고난과 역경, 기쁨과 슬픔, 비난과 칭찬, 세상의 냉혹함과 따뜻한 인정,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인연에 대해 담담히 되돌아보며 느낀 점들을 일기 형식으로 적은 글들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특정 주제를 가지고 강의한 법문은 아니고 불법수행과 포교를 위해 살아온 세월을 돌아본 인생 체험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합장하는 인생》은 모두 12장으로 구성돼 있다. 각기 다양한 내용임에도 하나의 커다란 주제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바로 성운 대사가 한평생 추구해온 ‘인간불교’이다. 이는 사람 사이에 불법(佛法)이 있다는 것으로, 세속을 떠난 곳이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구체적 현실 안에 불법이 존재하므로 사람 사는 이 세상에서 불국토를 실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책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은 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어머니와 외할머니이다. 바을 굶으면서도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했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늘 위엄과 절제와 법도를 잃지 않았으며, 항상 불법의 진리에 비추어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고 실천한 어머니의 삶 속에서 성운 대사는 자신이 추구한 인간불교에 대한 밑그림이 그렸던 것이다. 또한 “저는 모든 어른들을 제 외할머니라 여기며 오래토록 제 마음속에 간직할 것입니다”는 그의 서원을 통해 드러나듯이 외할머니에 대한 가없는 사랑과 정은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또 스님이 겪은 병마와 죽음의 순간들에서도 의사와 간호사들과의 인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불법의 씨앗을 뿌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험은 그대로 성운 대사의 인간불교 실현에로 이어지는데, 불관산사에서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건립한 수많은 병원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어 전 세계 곳곳에 불법을 전파하려는 성운 대사의 지칠 줄 모르는 홍법 의지는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불광산사로 출가한 제자들과 그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마지막 부분은 출가가 세사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더욱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자신과 타인의 참된 발전을 도모하는 위대한 결단이라고 칭찬한다. 실제로 출가한 젊은이들이 불법의 세계로 더 확대하여 불교의 발전과 포교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이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는 도량을 만들기까지 거기에 들어간 한 스님의 방편과 실천의 행적은 한국불교의 질적인 발전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성운 대사 지음/의은 스님, 조은자 옮김/도서출판 운주사/13,000원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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