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금강사지’ 보고서.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부여 금강사지’ 보고서.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광복 이후 우리 손으로 발굴한 첫 백제 사찰 터인 ‘부여 금강사지’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 성과를 정리한 보고서가 발간됐다.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은화수)은 “《부여 금강사지》 보고서를 발간했다.”라고 3월 19일 밝혔다. ‘일제강점기 자료조사 보고 48집’이자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 보고’ 시리즈의 아홉 번째 보고서다.

‘부여 금강사지’는 일제강점기에 ‘부여 금공리 사지’로 처음 보고됐다. 당시 일부 유물을 수습했지만, 유적에 대한 사진이나 유물에 대한 설명은 남아있지 않다.

‘부여 금강사지’는 여러 차례 이루어진 발굴 조사에서 수습한 수막새와 암막새, 연목와 등 유물을 분석한 결과 백제 사비기부터 몇 차례 폐사와 재건을 거치며 고려시대까지 법등이 이어진 사찰로 추정된다. 백제 창건 당시 가람배치는 중문-목탑-금당-강당으로 이어지는 1탑 1금당식이었으며, 강당지와 금당지 사이 좌우에 남·북 승방지가 있었다. 사비기 가람은 남-북 가람 배치가 일반적이나 ‘부여 금강사지’는 동-서 가람 배치로 조성됐다. ‘부여 금강사지’는 사역 규모와 출토품으로 미루어 사비도성 외곽에 있는 대표적인 사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부여 금강사지’는 첫 조사 뒤 여러 기관의 발굴 조사, 유물 수집으로 1300여 점에 이르는 유물이 경희대 중앙박물관, 공주교육대 박물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데즈카야마대학 부속 박물관, 동국대 박물관, 충남대 박물관 등 국내외 박물관에 흩어졌다. 보고서에는 일제강점기에 수습한 유물과 1964년부터 1966년까지 이어진 첫 발굴 때 수습한 유물, 이후 발굴 조사와 답사 때 수습돼 전국에 흩어진 1300여 점의 유물을 총망라했다. 수록된 유물 중 일제강점기에 수습돼 후지사와 가즈오(藤澤一夫)가 기록한 유물 12점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박물관은 국내 각 기관이 소장한 ‘부여 금강사지’ 유물을 정리하고, 국립박물관이 발굴·구입하거나 기증받은 소장 유물 600여 점의 사진과 도면, 고찰을 수록했다. 또한 1960년대 첫 발굴 때 도면과 흑백필름도 수록했다.

이와 함께 ‘金剛寺’ 명 기와를 가루베 지온(輕部慈恩)이 일제강점기에 이미 언급한 사실이 있는 점 등을 밝혀, 그동안 알지 못했던 금강사지 연구 내력을 더욱 충실하게 비교·검토해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은화수 국립부여박물관 관장은 “《부여 금강사지》는 사비백제 연구의 귀중한 보탬이자, 백제 기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지침서 역할을 하는 책”이라며, “향후 새로운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 사역의 범위, 가람 배치 등 종합적인 연구와 이를 토대로 한 학계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보고서는 국립부여박물관 누리집(buyeo.museum.go.kr)과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museum.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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