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 스님이 출가한 인제 백담사 옛 모습.
만해 한용운 스님이 출가한 인제 백담사 옛 모습.

845. 우타연왕(優陀延王)이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제가 여인(女人)1)의 말에 속아 세존을 해치고자 하였으니, 제가 여인이 큰 독〔大毒〕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바라건대, 여인의 큰 독을 없애주소서.”

부처님이 왕에게 말씀하시었다. “왕이여! 여인의 죄를 묻고자 하면 먼저 장부(丈夫)의 죄를 물어야 합니다. 남자에게 네 가지 잘못이 있기에 여인에게 속게 됩니다. 첫째, 탐욕으로 멋대로 하기 때문에 사문(沙門)을 가까이하여 청정한 계를 받아 복업(福業)을 닦을 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의 가르침을 받은 이도 믿음이 깊지 못하면 사악한 여인의 노래와 춤, 희롱과 웃음을 기뻐하여 끝내 어리석은 이의 법을 익히게 됩니다. 둘째, 부모는 자식에게 이익이 된다면 더러운 일〔不淨〕도 참아낼 수 있으며 또한 빨리 크도록 젖 먹이고 키우기에 피로를 잊으며 어렵게 얻은 재물을 자식에게 필요한 것에 (아낌없이) 쓰는데, 자식은 여인을 위하여 늙은 어버이를 거역하고 가진 재산을 허비하며 심지어는 부모가 사는 집까지 팔아치우고 또 집에서 쫓아내기도 합니다. 셋째, 삿된 견해를 갖고 몸뚱아리가 허물어지는 것은 돌아보지 않고 스스로를 속이고 속이며 많은 여인을 탐하는 것입니다. 넷째, 바른 일〔正事〕을 위하여는 재물을 아끼고 여인을 위해서는 재물을 아끼지 않으며 여인의 업신여김과 능욕과 매질과 꾸지람〔경릉(輕凌)·훼욕(毀辱)·타타(捶打)·가질(呵叱)〕을 당하면서도 만약 여인이 우울해하면 어떻게 기쁘게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남자가 이런 때에는 여인의 말에 속아 그칠 줄을 모르니 남자가 정직하면 어찌 여인에게 속아 넘어가겠습니까?”

왕이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삼보(三寶)2)에 귀의하여 우바새(優婆塞)가 되느니라. - 《대보적경(大寶積經)》

846.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은 마땅히 여인의 몸에 욕상상(欲想相)3)을 내어 설법하지 아니하며 또한 (여인 몸을) 보기를 즐거워하지 않는다. 만약 남의 집에 들어가게 되면 어린 여자, 처녀, 과부 등과 함께 말을 하지 않느니라. - 《법화경(法華經)》

847. (어떤) 사람이 음욕〔婬〕이 그치지 않음을 걱정하여 성기〔陰根〕를 자르려고 하자4)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 성기를 끊는 것〔斷陰〕이 그 마음을 끊는 것〔斷心〕만 못하느니라. -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주] -----

1) 우타연왕의 둘째 부인인 제녀(帝女)를 지칭한다. 이 여인은 우타연왕에게 첫째 부인 사마(舍摩)가 여래와 그 제자들과 법에 어긋나는 일〔비법(非法)〕을 저지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여 왕이 사마에게 화살을 겨누어 세 번이나 발사하였으나, 사마가 자삼매(慈三昧)에 들어가 오히려 그 화살이 불화살로 바뀌어 되돌아가 매번 왕의 머리 근처에 머무르게 되었다. 이에 제녀가 속였다는 것을 안 왕이 여래에게 여자의 잘못을 알려 달라고 하자 여래는 이보다 먼저 남자의 잘못을 물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2) 삼보(三寶, 梵 tri-ratna 또는 ratna-traya)는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를 가리키는 말인데 삼존(三尊)이라고도 한다. 불(佛, 梵 buddha)은 삶의 진리를 깨닫고 중생을 가르쳐 인도하시는 부처님을, 법(法, 梵 dharma)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승(僧, 梵 saṃgha)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제자(弟子) 집단(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을 지칭하며, 이상의 세 가지가 세상의 보배와 같으므로 삼보라 부르는 것이다.

3) 탐욕을 부리려는 욕상(欲想), 분노를 일으키는 진상(瞋想), 남을 해치려는 해상(害想)의 세 가지 생각을 삼상(三想)이라고 부른다. 욕상상(欲想相)은 욕망의 대상에 따라 분류한 여러 가지 양상들을 지칭하는데 여기에서는 재물이나 수명 등이 아닌 여인의 몸을 욕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다만 여기에서는 삼상(三想)의 하나로 볼 수도 있지만 《법화경》 <안락행품(安樂行品)>에서 10가지 멀리할 것들을 나열하는 가운데 나오는 한 가지로 볼 수도 있다.

4) 원문에 따르면 “성기를 잘랐다.”라고 번역하여야겠지만 만해 선사가 일부러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고 그 해석을 따랐다.

법진 스님 |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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