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불갑사와 불갑산 일원이 국가지정유산 명승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을 국가지정유산 명승으로 지정했다”고 2월 19일 밝혔다.
‘영광 불갑산 산지 일원’은 천년고찰인 불갑사와 연실봉, 부처바위, 용대 등 주변 산세 경관이 조화를 이룬 명승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불교사찰 중 으뜸’이라는 뜻의 불갑사와 여러 불교문화유산은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의 역사적, 인문학적 가치를 더했다. 전일암(餞日庵)과 해불암(海佛庵)은 아름다운 서해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 높다. 이곳은 참식나무 군락지와 상사화 군락지도 포함하고 있어 생태적, 학술적 가치도 크다.
문화재청은 이날 구례 화엄사 각황전 옆 홍매화를 천연기념물 ‘구례 화엄사 매화’에 추가 지정하고, 지정 명칭을 ‘구례 화엄사 화엄매’로 바꾸었다.
각황전 옆 홍매화는 검붉은 꽃과 구불구불하게 자란 형태가 국보 각황전과 어우러져 화엄사를 찾는 참배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홍매화는 숙종 때 왕실 도움으로 각황전과 원통전을 중건한 뒤 계파 스님이 이를 기념해 심었다는 설화가 전하지만, 수령과 나무를 심은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문화재청은 “화엄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들매화가 있지만 지정 당시 네 그루였던 것이 말라 죽어 한 그루만 남아 있고, 자라는 환경 또한 열악해 수세가 좋지 않다.”며, “각황전 옆 홍매화를 천연기념물로 추가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는 구례 화엄사 화엄매 외에도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가 있다. 이 중 붉은 꽃이 피는 매화는 이번에 지정된 각황사 옆 홍매화밖에 없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영월 분덕재 동굴’을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고흥 팔영산’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영월 분덕재 동굴’은 석회암 동굴로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동굴이다. 종유관, 종유석, 석주, 석화 등 다양하고 독특한 동굴 생성물과 용식공, 건열 등 작고 기복이 있는 동굴 미지형(微地形)이 원형대로 잘 보존돼 학술과 교육에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덕재 동굴은 공사 중 발견돼 보호 조치가 이루어지고 국가지정유산으로 지정까지 된 첫 사례다.
명승으로 지정 예고된 ‘고흥 팔영산’은 고흥 10경 중 하나다. 산 정상부 능선에 이어진 여덟 개의 기암괴석 봉우리가 연출하는 경관이 웅장하다. 각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와 고흥반도 산야 풍경이 뛰어나며, 고려시대 왜적의 침입을 피해 피난했던 자연 동굴과 항일 의병 전적지인 만경암지, 깃대봉 봉수터 등 역사 유적도 남아있어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