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통도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양산 통도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사찰 금강문과 천왕문 8건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완주 송광사 금강문’ 등 사찰 금강문과 천왕문 8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월 16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금강문과 천왕문은 △완주 송광사 금강문 △보은 법주사 천왕문 △양산 통도사 천왕문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구례 화엄사 천왕문 △영광 불갑사 천왕문 △포항 보경사 천왕문 △김천 직지사 천왕문이다.

문화재청은 불교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2022년부터 전국 산문 50여 건을 조사해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8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지금까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사찰 산문은 국보 ‘영암 도갑사 해탈문’ 뿐이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금강문과 천왕문은 17~18세기에 건립되거나 중창됐다. 이중 ‘완주 송광사 금강문’과 ‘보은 법주사 천왕문’,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구례 화엄사 천왕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폐허가 된 사찰을 중창할 때 벽암 각성(碧巖 覺性, 1575~1660) 스님과 그 문파가 직·간접으로 관여하거나 그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어서 건축사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포항 보경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포항 보경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완주 송광사 금강문’은 인조 27년(1649)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찰 산문이 보통 주심포 또는 익공계 맞배지붕 양식인데 비해 다포계 팔작지붕 양식인 것이 특징이다.

‘보은 법주사 천왕문’은 17세기 초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한다. 정면 다섯 칸, 측면 두 칸 규모다. 남아있는 천왕문 중 가장 크고 넓다.

‘양산 통도사 천왕문’은 숙종 40년(1714)에 중건됐다. 사찰 산문 중 건립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보기 드문 사례다. 간략화 되어가는 익공의 양식적 변천과 포작의 시대별 특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은 광해군 1년(1612)에 중창됐다. 중창 당시 위치와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고, 부휴 선수(浮休 善修, 1543~1615), 벽암 각성으로 이어진 천왕문 건축 계보를 잇고 있는 건물이어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구례 화엄사 천왕문’은 벽암 각성 스님이 인조 14년(1636)에 중창했다. 목재 판벽과 회벽을 혼용해 벽체를 만든 것이 독특하다.

‘영광 불갑사 천왕문’은 영조 1년(1725) 이전에 건립됐다. 2개의 부재를 이어 큰 들보〔大梁〕를 만들었는데, 이음부를 꺽쇠로 보강하고 심주(心柱)를 세워 아래 부분은 받쳤다. 다른 사찰의 산문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다. 공포는 17세기 이후 서남해안 지역 사찰 건축물에서 나타나는 장식적 경향을 보여준다.

‘포항 보경사 천왕문’은 숙종 5년(1679) 중창된 뒤 영조 37년(1761)부터 43년(1767)까지 중건됐다.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단층 팔작지붕 건물이다. 통로칸에 쌍여닫이 띠장널문을 달아 주불전 영역의 정문 역할을 하도록 했다. 정면 가운데 기둥 밑 부분에 사자상을 조각한 신방목(信枋木, 대문의 기둥을 보강하기 위하여 가로로 끼워 댄 부재)을 설치했는데, 우리나라 천왕문 중 유일한 사례다.

‘김천 직지사 천왕문’은 천불전, 자하문과 함께 임진왜란 당시 불타지 않은 건물이다. 현종 6년(1665) 중건된 것으로 추정한다. 공포가 17세기 다포형식에서 18세기 익공형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건물이다. ‘구례 화엄사 천왕문’,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보은 법주사 천왕문’과 함께 우리나라에 넷 뿐인 다포계 천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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