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아 ‘To Be, Continued _ Chaekgado’, 80×80cm, edi.12, lenticular, 2023. 무우수갤러리 제공.
이돈아 ‘To Be, Continued _ Chaekgado’, 80×80cm, edi.12, lenticular, 2023. 무우수갤러리 제공.

‘책거리’는 책시렁 위에 놓아둔 책과 벼루, 먹, 붓, 붓꽂이 등의 문방구, 도자기, 향로 따위를 그린 그림이다. 책거리는 민화의 주요 소재이기도 한데, 이 때문에 우리 전통미술의 한 장르로 일컬어질 만큼 중요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책거리’를 주제로 민화의 위상을 새롭게 가늠해 보고, 영역 확대를 시도해 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소재 무우수갤러리는 한국민화학교 작가들을 초청해 2월 14일부터 26일까지 기획전 ‘NEW 책거리 2024’를 개최한다. ‘한국 정물화의 새로운 세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민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새로운 민화 작품을 선보인다.

임동환 ‘레드 책거리’, 34.7 × 90cm,  컴퓨터그래픽 제작, 판화지 인화, 2024. 무우수갤러리 제공.
임동환 ‘레드 책거리’, 34.7 × 90cm, 컴퓨터그래픽 제작, 판화지 인화, 2024. 무우수갤러리 제공.

김강미 작가의 ‘서가(書架)’ 시리즈는 한지 부조로 도드라지게 표현한 분청자기 위에 꽃과 나뭇잎 등을 조화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김남경 작가의 ‘pink-morning’ 시리즈는 분홍빛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의 노곤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현대 소녀가 책거리 속 사물을 통해 과거를 체험하는 모습을 표현한 김슬기 작가의 ‘슬기로운 책거리 여행’ 시리즈는 ‘오즈의 마법사’를 떠올리게 한다. 소소영 작가는 ‘조선의 인스타’ 시리즈에서 책거리의 다양한 정물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이돈아 작가는 ‘To Be, Continued’ 시리즈에서 전통 책가도에 입체적으로 변형한 달항아리를 담았다. 달항아리로 책가도 속 기물을 향한 시선을 분산시킴으로써 시공을 초월한 무한한 우주의 관점에서 우리 민화를 재해석해 냈다.

정병모 한국민화학교장은 “‘NEW 책거리’는 현대 민화 책거리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굳이 ‘현대’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고 ‘NEW’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새롭게 부각되는 책거리의 창의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전시회를 기획한 최라영 무우수갤러리 부관장은 “우리 전통 미술의 아름다운 색채감과 구성미를 갖추고 있는 민화는 세계 미술사에서 재해석되어야 할 우리 전통문화의 자산”이라며, “이번 전시회는 우리 민화계를 이끌어 갈 촉망받는 작가의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책가도와 민화에 대한 세계 미술 시장의 관심이 더욱 촉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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