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조계종 승려 대부분은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개인 유산이 조계종단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정, 허정, 진우 스님 등 스님 33명이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에 의뢰해 2월 5일부터 이틀간 스님 3998명에게 ‘종단 현안과 종교 편향’을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는 조사 대상 스님들에게 5개 설문 문항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보내 답신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대상자 중 397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9.93%.

설문 주제는 △자승 전 총무원장의 유산 처리 △유산을 환수하지 못할 경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책임 여부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의 3원 체제를 총무원 단일체제로 통합하는 것에 대한 찬반 △불교계 인사에게 보낸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설 선물에 이웃종교 상징물과 기도문이 동봉된 사건 등 최근 불교계 안팎에서 화제가 된 사안 네 가지와 ‘종단에 하고 싶은 말’이었다.

도정 스님 등이 2월 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자승 전 총무원장의 유산 처리’에 대해 응답자의 97.3%인 368명은 “자승 전 총무원장 개인 유산은 조계종단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96.9%인 358명은 유산을 환수하지 못할 경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무용지물이 된 <승려 사후 개인명의 재산의 종단 출연에 관한 령>을 폐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단자정센터가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자승 전 총무원장의 유산 규모와 유실되고 있는 유산 현황, 대응 조치 등을 2월 21일 오전 10시까지 답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은 기자간담회 모습.
교단자정센터가  2월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자승 전 총무원장의 유산 규모와 유실되고 있는 유산 현황, 대응 조치 등을 2월 21일 오전 10시까지 답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3월 종회에서 1994년 개혁종단의 성과인 3원 체제를 총무원 단일 체계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3.2%(365명)가 “구족계 이상 모든 스님들에게 (의견을) 물어서 결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도정 스님 등은 “종단의 중대한 결정은 반드시 대중에게 의견을 물어서 결정해야 한다는 요구”라고 분석했다.

이웃종교의 상징물과 기도문이 포함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설 선물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2.3%(366명)가 “종교 편향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서 고의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도정 스님 등은 “여러 단계에서 십자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이런 선물을 보냈다는 것은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단순한 실수였다는 정부 해명과 사과를 스님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동안거 중임에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에 대해 도정 스님 등은 “시기의 적절성을 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대상자 중 10%나 응답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도정 스님 등은 또 “‘종단에 하고 싶은 말은?’이라는 다섯 번째 문항에 162명이 개인 의견을 보낸 것은 이례적인 반응”이라며, “자승 전 총무원장 사후에 ‘총무원장 직선제 실시’, ‘승려복지제도 실행’, ‘율장에 의거한 교육’ 등 종단의 변화와 혁신을 현 집행부에 전달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다음은 설문조사 문항.

1. 자승스님의 사후 남겨진 유산을 종단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1) 종단은 모든 스님들이 유언장을 작성하도록 법령으로 정하여 놓았고, 자승스님도 자발적으로 유언장을 작성하였으므로 자승스님의 유산은 종단에 귀속되어야한다.

2) 자승의 재산은 개인의 것이므로 종단이 관여해서는 안된다.

2. 진우 총무원장이 자승의 유산을 환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요?

1) 자승스님의 유산을 환수하지 못하면 ‘승려사후 개인명의 재산의 종단 출연에 관한령’을 무용지물이 되게 만드는 것이므로 법령을 폐기하고 총무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여야한다.

2) 자승스님 개인 재산이므로 종단이 관여 해서도 안되고, 총무원장에게 책임을 물어서도 안된다.

3. 종단은 오는 3월 중앙종회에서 1994년 개혁종단의 성과인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의 3원 체제를 총무원 단일 체제로 통합한다고 합니다. 종단의 운영체제를 30년만에 바꾸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기존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의 체제를 바꾸는 문제는 승단의 구성원인 모든 스님들(구족계이상)에게 물어서 결정해야 한다.

2) 교육원, 포교원을 폐지하고 총무원 단일체제를 바꾸는 문제는 총무원장과 중앙종회가 알아서 결정해야한다.

4. 최근 윤석렬 정부에서 불교계 인사들에게 십자가가 그려진 엽서와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아멘”이 쓰여진 편지를 넣은 설 선물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자 정부는 비서실장을 보내 급히 사과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스님들께 육포를 보내서 사과한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연이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1) 종교 편향적인 생각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서 고의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본다.

2) 다량의 우편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벌어진 단순한 실수이다.

5.기타 종단에 하고 싶은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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