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밖에 없는 지구, 잘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자.”
한 공익광고 문구이다. 사실 인간과 자연은 한 몸이다. 자연과 생명을 물질로만 보지 말고 자연과 생명을 있는 그대로 바로 인식하여야 하고, 나아가서는 자연과 생명을 부처로 볼 줄 아는 지혜의 눈을 가져야 한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의 생태계를 복원한다며 시작한 4대강정비사업,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환경이 파괴되고, 생태계를 구성하는 숱한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에 종교계를 비롯한 사회단체의 거듭된 중단요청에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를 촉구하기 위해 한 비구는 소신공양을 하기에 이르렀고, 5천여 스님과 2만여 재가불자들이 4대강의 생명평화를 위한 시국선언을 한 바 있다.

현재 4대강 개발반대의 본질은 무조건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강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보다 나은 방법이 있는 지 시간을 가지고 다양하고 심도 있게 논의를 하여 시행착오를 막자는 것이다. 자연친화적인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좀 더 세심한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자연을 개발의 대상물로만 보지 말고, 자연을 통해 인간이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개발만이 인간이 살 수 있는 자연을 가꿀 수 있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은 ‘개발지상주의’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을 통해 생태계를 다루는 인간의 자세를 이렇게 말씀하신다.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기를 꿀벌이 꽃가루를 채집하듯이 하라. 마치 꿀벌이 꽃의 아름다움이나 향기를 다치는 일이 없듯이.”

벌은 스스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꿀을 채집하지만, 꽃을 해치지 않는다. 벌은 꽃에서 꿀을 얻어 살아가지만, 약탈자가 아닌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꽃가루를 옮겨 꽃이 더 많이 성장하는 데 기여한다. 꿀벌이 꽃가루를 옮기는 행위는 자연의 에너지가 이동하고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꽃가루의 이동으로 꽃은 자연의 일부분으로서 살아간다.

어떤 이는 인간만이 자연을 해친다고 말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른다는 것이다. 나무는 기울어진 데로 넘어진다. 아집(我執)과 아만(我慢)과 아상(我相)에 기울어진 이가 맞닿을 곳은 극열지옥(極熱地獄)뿐이다. 인간의 물질적 욕망만을 채우기 위한 행위가 아닌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살아갈 수 있는 행복과 이익을 도모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자연은 인간 독존의 무대가 아니다. 뭇 중생들의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그 존재가 유지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민들은 자연과 공존하는 4대강 사업을 원한다.

법진 스님/불교저널 발행인, (재)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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