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세암. 사진 이창윤. 불교저널 자료사진.
설악산 오세암. 사진 이창윤. 불교저널 자료사진.

제3절 품행〔操行〕

품행은 반드시 신중하게〔操行必愼〕

837. 품행이 바른 사람〔操行人〕은 뜻과 행동〔志行〕을 굳건히 지니어 불도(佛道)를 버리지 아니하느니라. - 《화엄경(華嚴經)》

838. 그때 한 비구가 있는데 이름이 무구광(無垢光)이다. 비사리성(毘舍離城)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 뜻하지 않게 창녀의 집〔婬女家〕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때 창녀가 무구광을 보고 오염된 마음을 일으켜 문을 곧 걸어 잠그고 비구에게 말하였다. “존자(尊者)와 함께 욕망의 일을 함께 행하고자 하니 만약 나를 따르지 않는다면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요.” 이에 무구광이 창녀에게 말하였다. “그러지 마시오. 큰 누이1)여! 나는 지금 이러한 일을 범하지 않을 것이요. 왜냐하면 나는 마땅히 부처님이 제정하신 계를 받들어 행할 것이니 차라리 내 목숨을 버릴지언정 이 계를 깨트리지 않겠소.” - 《정업장경(淨業障經)》2)

839. 세존이 비구〔苾芻〕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밝은 달〔皎月〕이 원만하여 허공을 운행하매 청정하고 걸림이 없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위의(威儀)를 깨뜨리지 말고 항상 처음 발심하는 자〔初臘者3)〕와 같이 부끄러움〔慚愧〕을 지니고 몸이나 마음에 산란(散亂)함이 없고 그 법도〔法儀4)〕와 같으므로 속인의 집〔白衣舍5)〕에 들어가더라도 청정하여 더러움에 물들지 않느니라.” - 《월유경(月喩經)》

840. 애욕의 삿된 음행〔愛欲邪婬之行〕을 버리고 다시는 익히지 아니하며, 자신의 아내에 만족할 줄 알아 남의 아내를 넘보거나 좋아하지 말고, 맑고 깨끗한 행을 받들고 지녀 더러움에 물들지 말지니라. - 《점비일체지덕경(漸備一切智德經經)》6)

841. 보살은 금계(禁戒)를 굳건히 지녀 모든 여인〔一切女人〕을 멀리 하느리라. - 《보살장정법경(菩薩藏正法經)》

842. 보살은 언제나〔行, 住, 坐, 臥〕 모든 착하지 않은 곳과 출가한 이가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모두 멀리 해야 한다. 술집과 홍등가, 왕궁과 도박장, 취객들이 있는 곳과 노래하고 춤추고 악기 연주하는 곳 등은 출가한 사람이 갈 곳이 아니므로 모두 가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마을과 도시〔聚落處〕를 지나갈 때에는 마음을 다잡고 지나가야 할지니라. - 《보운경(寶雲經)》

843. 다른 사람이 나의 아름다운 자매와 처첩을 속이고 능욕하면 내가 좋아하지 않듯이 모든 중생도 또한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몸이 망가지고 목숨을 잃더라도 타인의 미색(美色)에 삿된 생각과 더러운 마음을 내지 않아야 한다. 하물며 간음하는 악을 행하리오. - 《대방편불보은경(大方便佛報恩經)》

〔주〕 -----

1) 원문은 대자(大姊)인데 불교에 귀의한 여성의 통칭이다. 율문에서는 비구니를 부르는 말이다.

2) 《한용운 전집》3(1973), 374쪽의 부록에는 《이업장경》이 3회 인용된 것으로 하고 “미상”이라고 표기하였다. 그런데 출전이 《佛說淨業障經》이므로 ‘淨’이 ‘離’로 잘못 인쇄된 것으로 보인다.

3) 이원섭(482쪽)은 초납자(初臘者)를 “계(戒)를 받아 비구가 되어 처음으로 삼순(三旬)의 안거(安居)를 끝낸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불문에 든 지 얼마 안 되는, 또는 첫해가 안되는 비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4) 불법(佛法)의 의식(儀式).

5)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라는 백의(白衣)는 재가자를 지칭한다.

6) 《불교대전》에는 《漸修一切智德經》이라 되어 있는데 ‘修’를 ‘備’로 바꾸어야 한다.

법진 스님 |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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