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 공존의 시대 5’, 37×45cm, 장지, 분채, 모시 oil pants 2022. 무우수갤러리 제공.
‘명상 - 공존의 시대 5’, 37×45cm, 장지, 분채, 모시 oil pants 2022. 무우수갤러리 제공.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소재 무우수갤러리는 1월 21일까지 한국화가 김정자 초대전 ‘소요유(逍遙遊) - 명상과 예술의 변증법’전을 개최한다.

‘소요유(逍遙遊)’란 중국 춘추시대 사상가 장자(莊子)가 말한 ‘세상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경지’다. 작가는 명상을 통해 세상을 초월해 거리낌 없는 참된 자유의 세상을 얻고자 한다. 그래서일까, 김정자 작가의 한국화 작품은 현실을 변형·왜곡시키는 초현실주의 세계로도 다가온다.

작가는 ‘나르는 물고기’, ‘허공에 떠 있는 사과’ 등을 통해 물아(物我)의 관계를 초월한 정신세계를 표현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작가의 작품 속 시간과 공간은 현대인의 공허하고 무한한 세계로 확장되어 다가온다.

‘명상’ 시리즈는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꿈속에서 본 나비가 자기 자신인지, 나비가 꿈을 꾸고 있는지를 묻던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이다.

산수화를 배경으로 실체가 없는 낚싯대 앞에 앉은 로봇을 그린 ‘명상 - 공존의 시대 5’은 현대인들의 정체성을 묻고 있고, ‘명상-주어진 시간’은 인간과 부처의 간극이 멀지 않지만, 공허한 허상과 벽을 마주하고 있는 인간의 현실을 보여준다. ‘명상 - 일상’ 시리즈는 ‘우리가 보는 모든 것에는 또 다른 세계가 숨어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작품이다.

원영태 미술평론가는 김정자 작가의 작품에 대해 “작가의 화면에 나타나는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를 연상시킨다. 세상의 허튼 근심에서 벗어나 목적을 가지지 않고 노닐면서 훨훨 날아 정신의 절대적 자유를 향유하려는 작가의 마음을 작품을 통해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자 작가는 한국화의 영역을 파괴하고 현실과 이상의 세계를 탐구하는 전시회를 꾸준히 이어왔다. 작가의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안산 예술의전당 등에 소장돼 있다.

이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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