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용띠 해를 맞아 용에 얽힌 여러 문화적 상징과 의미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3월 3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 2에서 ‘용, 날아오르다’를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농기 등 유물과 영상 70여 점이 출품된다.

특별전은 △프롤로그 △1부 ‘안 본 용은 그려도 본 뱀은 못 그린다’ △2부 ‘비바람 따라 구름 가고, 구름 따라 용도 간다’ △3부 ‘프로야구 청룡 비구름 조화 3연승 선두에’로 구성됐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실존의 동물처럼 그려지는 일이 많다. 용의 모습에는 아홉 동물의 특징이 담겼는데,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고 전한다. 1부 ‘안 본 용은 그려도 본 뱀은 못 그린다’에서는 ‘운룡도(雲龍圖)’, ‘문자도(文字圖)’, ‘대모함(玳瑁函)’ 등 그림과 공예품에 표현된 용을 살펴본다.

우리 조상들은 농사에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용에게 비를 빌었고,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용에게 풍어(豐漁)와 안녕(安寧)을 빌었다. 2부 ‘비바람 따라 구름 가고, 구름 따라 용도 간다’에서는 우리 민속에서 비와 물을 상징하며 수신(水神), 우신(雨神) 등으로 신앙된 용을 조명한다. ‘농기(農期)’, ‘용왕과 용궁부인을 그린 무신도(巫神圖)’, ‘기우제 제문(祈雨祭祭文)’ 등을 통해 용에게 비와 물을 빌던 우리의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부 ‘프로야구 청룡 비구름 조화 3연승 선두에’에서는 현대인의 삶 속에 스며든 용의 모습을 청룡을 매개로 살펴본다.

전시장 내 ‘청룡열차 체험 코너’에서는 1973년 5월 5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개장과 함께 운행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롤러코스터 ‘청룡열차’를 1인칭 시점의 영상을 보면서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MBC 청룡 야구공’, ‘한국 프로야구 원형 딱지’ 등을 통해 프로야구단 ‘LG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의 흔적도 만나볼 수 있다.

상상의 동물인 용은 용오름, 번갯불, 악어, 뱀, 돼지, 공룡 등에서 기원했다고도 한다. 박물관은 이중 실제로 보기 어려운 자연현상 용오름을 영상으로 상영한다. 또 ‘용알뜨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용알뜨기’는 정월대보름이나 새해 첫 용날인 상진일(上辰日) 새벽에 우물이나 샘에 가서 가장 먼저 물을 떠 오면 운수가 좋고 그 물로 밥을 해 먹으면 무병장수한다고 믿는 우리의 세시풍속이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1층 선사고대관과 중근세관, 2층의 서화관, 3층의 조각공예관 등 상설전시실에서 용과 관련된 전시품 15건을 소개하는 ‘용을 찾아라’ 전시를 진행한다.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四神)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도’,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 위에 먹구름에 겹겹이 싸인 가로, 세로 각각 2m가 넘는 대규모 용 그림, 청자와 백자에 나타난 용, 영조대 화원 진재기의 작품 ‘용을 타고 내려오는 소사’, ‘청자 용모양 향로’ 등이다. 박물관은 유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전시품 옆 QR코드를 찍으면 세부 모습이나 보이지 않는 뒷면, 비교 작품 및 CT사진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은 ‘용을 찾아라’ 전시품 15건이 상설전시관 각 층에 분포돼 있는 것을 고려해, 전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QR 리플릿에서 안내지도와 목록을 제공한다. 리플릿은 누리집이나 전시장의 키오스크 등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