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전경. 사진 제공 문화재청.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전경. 사진 제공 문화재청.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이 본래 있던 제자리로 돌아왔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를 보관·전시하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하 박물관)을 11월 12일 정식 개관한다”고 9일 밝혔다. 개관식은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박물관 건물이 자리한 곳은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76으로 월정사 입구다. 박물관 바로 옆에 월정사성보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건물은 월정사성보박물관이 운영하던 왕조실록의궤박물관 건물을 새 단장해 사용한다. 월정사는 앞서 지난해 10월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국가에 기부 채납한 바 있다.

박물관은 지상 2층, 총면적 3537㎡ 규모다. 수장고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실감형 영상관 등을 갖추고 있다. 이중 상설전시실을 이번에 우선 개관한다.

박물관은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원본을 언제든 직접 볼 수 있는 유일한 박물관이다.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75책과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의궤 43종 82책 등 유물 1207점을 소장하고 있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상설 전시실 모습. 사진 제공 문화재청.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상설 전시실 모습. 사진 제공 문화재청.

상설전시실은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편찬부터 일제강점기 반출, 오대산으로 돌아오기까지 과정을 살펴보고, 국외 반출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환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상설전시는 1부 ‘깊은 산속에 품은 조선왕조의 역사, 오대산사고’, 2부 ‘조선왕조실록, 역사를 지키다’, 3부 ‘조선왕조의궤, 왕조의 모범을 보이다’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조선왕실의 기록물 생산과 보관, 외사고(外史庫)의 역사, 오대산사고의 입지와 운영에 관한 내용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실록 편찬 과정을 오대산사고본 《성종실록》과 《중종실록》, 《선조실록》, 《효종실록》을 통해 살펴본다.

3부에서는 조선왕조의궤 편찬 과정과 의궤를 각 사고와 관청 등에 나누어 보관하는 분상(分上) 과정을 소개한다.

이밖에 박물관 로비에서는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의 반출부터 환수까지 과정을 사진과 영상 자료로 소개해 문화유산 환수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개관 기념행사도 다채롭게 열린다. 개관식 하루 전인 10일에는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오대산으로 옮기는 이운행렬이 재연되고, 이어 축하 공연이 진행된다. 개관식이 열리는 11일에는 고유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개관일인 12일에는 실록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 100명에게 선착순으로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소장 오대산사고본 선조실록. 국보. 사진 제공 문화재청.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소장 오대산사고본 선조실록. 국보. 사진 제공 문화재청.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이다. 조선왕조의궤는 조선왕실 행사를 준비하고 시행, 사후 처리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물이다.

오대산사고는 정족산사고, 태백산사고, 적상산사고와 함께 조선시대 4대 외사고 중 하나였다.

오대산사고에 보관 중이던 조선왕조실록은 일제강점기 때인 1913년 전량 도쿄대의 전신인 동경제국대학으로 반출됐다가 1923년 관동대지진 때 대부분 불탔다. 불타지 않은 75책 중 27책은 1932년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로 이관되었고, 동경대에 남아있던 47책은 2006년 서울대로 반환됐다. 이어 2017년 일본에서 1책을 추가 매입했다.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의궤는 일부가 1922년 일본 궁내성으로 반출됐다가 2011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반환됐다.

불교계와 민간, 정부의 노력으로 환수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2012년 6월 문화재위원회가 국립고궁박물관을 관리단체로 지정하면서 그동안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관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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