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수렴동계곡. 백담사에서 오세암으로 가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사진 이창윤.
설악산 수렴동계곡. 백담사에서 오세암으로 가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사진 이창윤.

811. 탐욕스런 사람은 많이 쌓아두고도 만족할 줄 모르므로, 번뇌로 뒤바뀐 마음〔無明顛倒心〕으로 항상 남의 것을 빼앗을 것을 생각하니, 현재에 원한과 증오가 많고, 몸을 버린〔捨身〕 뒤에는 악도(惡道)1)에 떨어지나니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스스로 만족함〔知足〕을 생각할지니라. - 《니건자경(尼乾子經)》2)

812. 제멋대로 모든 욕망에 집착하면 모든 욕망을 즐기는 까닭에 영구히 열반을 얻지 못하나니라. - 《보성다라니경(寶星陀羅尼經)》

813. 피〔稊稗〕3)는 벼를 해롭게 하고, 많은 욕망은 배움을 방해하느니라. - 《법구경(法句經)》

814. 다만 탐욕뿐이라면 원한을 기르고 무덤을 파게 되느니라. - 《법구경(法句經)》

815. 선(禪)4)을 닦는 사람은 마땅히 탐욕의 과실과 우환〔過患〕을 관찰하며 또한 (탐욕에서) 벗어난〔出離〕 공덕도 관찰해야 한다. 왜 마땅히 욕망의 과실과 우환을 관찰하는가? 탐욕은 됨됨이〔氣味〕가 좁은〔少〕 까닭에 근심과 괴로움이 많고 여기에 과실과 우환이 많아지는 것이다. 탐욕은 뼈와 같으니 됨됨이가 좁은 까닭이요, 탐욕은 살〔肉〕5)과 같으니 속한 것이 많은〔多屬〕 까닭이요, 탐욕은 바람을 거슬러 불을 쥐고 있는 것과 같으니 따라 불타는 까닭이요, 탐욕은 꿈과 같으니 홀연히〔倏忽〕 사라지는6) 까닭이요, 탐욕은 빌린 물건과 같으니 오래가지 못하는 까닭이요, 탐욕은 과일나무와 같으니 사람에게 꺾이게 되는 까닭이요, 탐욕은 칼과 같으니 베는 까닭이요, 탐욕은 독사7)의 머리와 같으니 두렵고 무서운 까닭이요, 탐욕은 바람에 흩어지는 솜과 같으니 지킬 수 없는 까닭이요, 탐욕은 허깨비와 같으니 사람을 미혹하여 어리석게 하는 까닭이요, 탐욕은 어둠이니 볼 수 없는 까닭이요, 탐욕은 장애의 길이니 모든 착한 법〔善法〕을 막는 까닭이요, 탐욕은 어리석음이니 바른 생각〔正念〕을 잃는 까닭이요, 탐욕은 형틀〔械〕과 같으니 서로 얽어매는 까닭이요, 탐욕은 도둑이니 공덕물(功德物)을 도적질하는 까닭이요, 탐욕은 원수의 가문과 같으니 투쟁을 일으키는 까닭이요, 탐욕은 괴로움이니 모든 과실과 우환을 만드는 까닭이다. 이와 같이 탐욕의 과실과 우환을 이미 관찰한 뒤 마땅히 탐욕을 벗어나는 공덕을 관찰하면 그것을 일러 (탐욕에서) 벗어남〔出離〕8)이라 하는 것이다. - 《해탈도론(解脫道論)》

816. 늘 모든 탐욕을 구하고 착한 일〔善事〕을 행하지 아니하면 어찌 목숨〔形命〕을 보존하리오? - 《무상경(無常經)》

〔주〕-----

1) 악도〔durgati, 惡道〕: 악취(惡趣)라고도 하며, 3악취, 4악취, 5악취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산스크리트 ‘두르가티’의 한역이며, 아파가야저(阿波伽耶底) 등으로 음역(音譯)한다. 보통은 3악도를 말하는데, 제일 좋지 않은 곳이 지옥도(地獄道)이고, 그 다음이 아귀도(餓鬼道), 세 번째가 수라도(修羅道)이다.

2) 갖춘 이름은 《대살차니건자소설경(大薩遮尼乾子所說經)》이다.

3) 제패(稊稗): 피. 볏과의 한해살이풀.

4) 선〔禪, 산스크리트어 dhyāna 팔리어 jhāna〕: 불교에서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집중하여 깨달음의 경지를 얻는 일. 선정, 좌선, 참선, 수선이라고도 한다. 정(定)·정려(靜慮)·사유수(思惟修)라 번역. 선종(禪宗)의 준말로 쓰일 때도 있다.

5) 인용문은 ‘肉’이나 원문은 ‘육단(肉揣)’이다.

6) 《불교대전》에는 “숙홀고(倏忽故)”로 되어 있으나 《해탈도론》 원문의 “숙홀무고(倏忽無故)”에 따라 번역하였다.

7) 《불교대전》에는 “독문(毒蚊: 독 있는 모기)”으로 되어 있으나 《해탈도론》 원문의 “독사(毒蛇)”에 따라 번역하였다.

8) “해탈”의 의미를 갖는다. 《해탈도론》 원문에는 위 인용문 끝에 “초선으로, 처음 출가하여 모든 선(善)을 수행하는 것을 일러 ‘출리’라고 한다(初禪從初出家修諸善, 是名出離).”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법진 스님 |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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