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사진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보물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사진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송천)은 10월 21일부터 내년 4월 14일까지 관내 1층 괘불전에서 ‘제41회 괘불탱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보물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를 소개한다.

이 괘불은 순조 6년(1806) 임금과 순원왕후의 장수를 기원하며 상궁 최 씨가 발원한 불화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활약한 민관(旻官) 스님 등 화승 다섯 명이 조성했다.

화면의 세로 길이는 5m 남짓인데, 괘불 중에서는 비교적 작은 크기이다. 삼베 여덟 매를 이어 화폭을 마련하고,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을 입상으로 가득 채워 그렸다.

중앙의 비로자나불은 지권인을 결한 모습이 독특하다. 오른손으로 감싸 쥔 왼손의 두 손가락 끝이 보이게 표현했다. 원형의 느슨한 붉은색 팔찌를 양 손목에 차고 있는 점도 색다르다.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은 비로자나불보다 반 발 앞에 배치했는데, 18·19세기 서울·경기지방에서 크게 유행한 도상이다. 또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은 보관을 쓴 보살의 모습인데, 여래형 비로자나불 좌우에 보살처럼 보관(寶冠)을 쓴 노사불과 석가모니불을 배치한 삼신불 괘불로는 유일한 작품이다.

상단 양쪽에 작은 백색 원을 그려 사자를 탄 문수동자와 코끼리를 탄 보현동자를 대칭되게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단독의 괘불이나 팔상도에서 장엄신(莊嚴身)으로 등장하던 석가여래를 삼신불의 화신불(化身佛)에도 도입하고, 화면의 상단 좌우 백색 원안에 문수·보현동자를 배치하는 등 새로운 도상을 창출한 작품이다.

이 괘불은 18세기 말∼19세기 서울 경기지역의 불화 제작을 전담했던 경성화승집단의 일원인 민관 스님의 대표작이자 이 시기에 궁녀가 발원하여 조성한 왕실 발원 불화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불교회화 전문 박물관인 통도사성보박물관은 평소에는 보기 힘든 초대형 야외 의식용 불화인 괘불과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개관 이래 매년 두 차례 괘불탱 특별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2016년부터는 매년 개산대재에 맞춰 괘불을 헌괘해 소개하고 있다. 박물관 중앙홀에는 1, 2층을 연결한, 괘불을 걸 수 있는 특별 공간이 마련돼 있다.

통도사성보박물관 괘불탱화 특별전 포스터. 통도사성보박물관 제공.
통도사성보박물관 괘불탱화 특별전 포스터. 통도사성보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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