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각산 정법사가 10월 9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을 개최했다.사진 임상재
서울 삼각산 정법사가 10월 9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을 개최했다.사진 임상재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아이야 벗님네야. 배 띄워서 어서 가자. 동서남북 바람 불제 언제나 기다리나 술 익고 달이 뜨니 이때가 아니 드냐"

신명나는 우리 가락과 전통춤이 청량한 가을 바람이 부는 산사를 멋지게 수놓았다. 함께 모인 불자와 시민들 역시 우렁찬 박수와 추임새로 가을 산사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재단법인 선학원 서울 삼각산 정법사(분원장 법진)는 한글날인 지난 9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을 개최했다.

경북 대율선원 분원장 효정 스님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 개최를 알리는 법고를 울리고 있다.사진 임상재
경북 대율선원 분원장 효정 스님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 개최를 알리는 법고를 울리고 있다.사진 임상재

경북 대율선원 분원장 효정 스님의 웅장한 법고가 정법사 풍류한마당의 시작을 알렸고, 무더웠던 여름을 잘 견뎌낸 사람들을 위로하듯 여법하게 예불이 이어졌다.

정법사 주지 법진 스님은 "우리 국악은 민족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고 불교와 국악은 같은 근원으로서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여름내 힘들고 지친 우리들의 삶과 마음을 아름다운 국악 선율로 힐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법사 주지 법진 스님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정법사 주지 법진 스님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정법사 풍류한마당에는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지광 스님, 재무이사 정덕 스님 등 불교계 인사를 비롯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승로 성북구청장 등 지역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지역 주민과 불자 300여명이 함께 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 펜데믹 영향으로 관내에서 야외 행사를 많이 개최하지 못했다.”며 “정법사에서 마련한 오늘 풍류한마당이 주민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왼쪽 첫번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 두번째),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축하를 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이승로 성북구청장(왼쪽 첫번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 두번째),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축하를 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풍성한 자리를 만들어 주신 정법사 주지 법진 스님과 행사를 준비하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세계적으로 한국의 K-드라마와 K-팝 등의 인기가 높고 앞으로도 한류가 글로벌 문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라며 “우리 정신문화의 대표인 불교가 한류를 이끄는 대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의정부시립무용단이 '동방의 빛, 한국의 소리'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 임상재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의정부시립무용단이 '동방의 빛, 한국의 소리'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 임상재

'불교와 국악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정법사 2023 풍류한마당은 의정부시립무용단의 '동방의 빛, 한국의 소리'가 첫 무대를 장식했다.

'동방의 빛, 한국의 소리'는 자연의 소리와 바람, 구름, 천둥 소리가 하늘의 기운을 불러 하늘과 땅, 인간의 어울림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춤으로 웅장한 북소리와 빠른 장단이 어우러져 신명을 더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명창(오른쪽)과 제자 성슬기 씨가 '회심곡'과 경기민요를 부르고 있다.사진 임상재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명창(오른쪽)과 제자 성슬기 씨가 '회심곡'과 경기민요를 부르고 있다.사진 임상재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명창이 제자 성슬기 씨와 무대에 올라 조선시대 대표 불교음악인 '회심곡(梅心曲)'을 선보였다.

'회심곡'은 불교의 대중적인 포교를 위해 알아듣기 쉬운 한글 사설을 민요 선율에 얹어 부르는 것으로 일명 '회심가(回心歌)'라고도 한다.

곡의 내용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탐욕심을 버리며,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염불하여 본심을 바르게 닦아 극락에 가서 태평가를 부르자는 '권념송불(勸念頭佛)' 의미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은 공연 중반에도 함께 무대에 올라 매화타령, 사발가, 군밤타령, 경복궁 타령을 불러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락음국악단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풍부하고 민족적인 선율을 가진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락음국악단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풍부하고 민족적인 선율을 가진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이어 다음 무대는 락음국악단이 '아리랑 환상곡'을 선보였다.

국악단은 ''락음(樂音)-즐겁고, 행복한 음악 예술"이라는 이름처럼 풍부하고 민족적인 아리랑 선율을 우리악기의 풍부한 음색으로 풀어냈다.

'아리랑 환상곡'은 북한에서 만들어진 관현악곡 중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으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로린 마젤 지휘자가 북한 동평양 대극장 공연에서 직접 지휘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국악 꿈나무들로 구성된 소리풍경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임상재
국악 꿈나무들로 구성된 소리풍경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임상재

이어, 우리나라 국악 꿈나무들이 모인 '소리풍경'의 신명나는 사물놀이가 펼쳐졌다.

무대에 오를 때부터 큰 박수를 받은 꼬마 소리꾼들은 사물놀이와 함께 굿거리, 덩덕궁이, 쌍진풀이, 별달거리, 휘모리 짝쇠 연주 등 나이를 뛰어 넘는 구성진 가락을 선보였다.

또한, 국악 영재들로 구성된 '소리소은'은 박범훈씨가 작곡한 '배 띄워라'를 열창했다.

관객들은 꼬마 소리꾼들의 박자에 맞춰, 연신 추임새를 섞어가며 국악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마지막까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의정부시립무용단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부채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임상재
의정부시립무용단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부채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임상재

어린이 소리꾼들에 이어, 의정부시립무용단은 '부채춤'과 '버꾸춤' 공연을 선보였다.

'부채춤'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민속무용으로 부채를 이용해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금수강산과 나비, 꽃 등을 표현하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라도 서부지역에서 전승되는 농악인 호남우도 농악놀이에서 탄생한 '버꾸춤'은 농악북 보다는 작고 소고보다는 큰 중간북인 '버꾸'를 가지고 추는 춤으로, 몸동작이 역동적이고 신명난 가락이 특징이다.

동락연희단과 락음국악단의 '신모듬'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 마지막 공연이 장식했다.사진 임상재
동락연희단과 락음국악단의 '신모듬'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 마지막 공연이 장식했다.사진 임상재

정법사 가을 풍류한마당 마지막 공연은 동락연희단과 락음국악단의 '신모듬' 공연이 장식했다.

사물놀이와 서양의 오케스트라가 융합된 공연은 앞서 있었으나 사물놀이 국악기와 관현악곡이 결합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사물놀이의 다채로운 장단변화를 통해 한껏 흥을 끌어 올리며 산사의 가을 공기를 뜨겁게 달궜다.

한편, 정법사는 매년 봄 부처님오신날 봉축음악회와 함께, 가을에는 산사음악회 형식의 공연을 마련해 불자와 시민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가깝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악 영재들이 모인 소리소은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남도민요 '배띄워라'를 열창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국악 영재들이 모인 소리소은이 '2023 정법사 풍류한마당'에서 남도민요 '배띄워라'를 열창하고 있다.사진 임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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