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영암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이하 마애여래좌상)을 참배할 수 있는 최단 거리 등산로가 열렸다. 구정봉 아래 해발 600m 지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국보라는 뜻에서 ‘하늘아래첫부처길’로 이름을 지은 등산로다.
영암군과 월출산국립공원은 9월 23일 새 등산로인 ‘하늘아래첫부처길’을 개통했다고 26일 밝혔다.
새 등산로는 월출산 기찬랜드에서 대동제를 거쳐 용암사지에 이르는 5㎞구간이다. 편도 두 시간 남짓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바위가 많은 다른 월출산 등산로와 달리 대부분 흙길과 숲길이고, 2/3 지점까지는 계곡도 끼고 있다.
이전까지 마애여래좌상을 참배하려면 도갑사나 경포대 야영장, 천황사, 산성대 입구에서 월악산에 올라 구정봉을 거쳐 내려가야 했다.
새 탐방로가 원래 없던 길은 아니다. 영암군에 따르면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고 영암읍 대곡제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이 길은 왕인 박사, 도선 국사, 최지몽, 김시습, 정약용 등 유명 인사들이 오간 ‘명사탐방로’였다.
폐쇄됐던 이 길을 ‘기찬랜드~대동제’ 구간은 영암군이, ‘대동제~큰골~용암사지’ 구간은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사람들이 오갈 수 있도록 다시 길을 내 텄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하늘아래첫부처길’ 개통을 계기로 다양한 이야기와 자원을 새롭게 조명해 영암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며,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일명 갓바위)과 연계한 관광마케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