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백제금동대향로’.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진흙 구덩이에 묻혔다가 1400년 만에 발굴돼 전 국민을 놀라게 했던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문화의 정수이자 당대 예술혼이 집약된 걸작 중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을 기념해 향로와 향을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은화수)은 9월 23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백제금동대향로 3.0 - 향을 사르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발굴 10주년 기념 특별전 ‘백제금동대향로’와 20주년 기념 특별전 ‘하늘에 올리는 염원, 백제금동대향로’를 잇는 세 번째 특별전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백제의 다른 향로와 우리나라의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향로를 한데 모아 전시하고, 향기 작가와 함께 백제의 향을 재해석해 전시공간을 꾸몄다.

도입부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 속을 휘감아 도는 향연(香煙)을 3차원 입체(3D)로 구현한 영상이 상연된다. 도입부를 지나면 백제금동대향로가 관객들을 맞는다. 백제금동대향로 외곽에 배치된 전시유물은 12개의 해시태그(#)로 구분돼 있다.

보물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 중 손잡이 향로와 향합.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보물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 중 손잡이 향로와 향합.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1993. 12. 12. 날씨 맑음’, ‘#백제금동대향로의 발굴’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를 발굴한 국립부여박물관 조사단의 모습과 발굴 이후 언론 보도를 소개한다.

‘#86개의 얼굴’, ‘#61.8cm의 백제’, ‘#백제금동대향로의 도상’에서는 연꽃잎과 산봉우리, 수풀에서 튀어나오는 멧돼지, 뒤돌아 사람을 바라보는 개, 아름다운 곡조를 연주하는 악사 등 백제금동대향로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백제인의 이상세계를 소개한다. 작은 도상을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3D 디지털 돋보기’ 키오스크도 마련했다.

‘#12개의 천공’, ‘#남아 있는 흔적들’, ‘#백제금동대향로의 제작과정’에서는 용 뿔에 남은 절단 흔적, 받침대 물결 사이의 비짐, 확장한 연기 구멍에 남은 도금 흔적 등 향로에 남아 있는 흔적을 소개한다. 컴퓨터 단층 촬영(CT)과 분향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백제금동대향로 제작과정 영상도 상영한다.

‘#무왕 35년, 행향하다’, ‘#향로의 종류’, ‘#백제의 또 다른 향로’, ‘#고대의 향’에서는 백제의 향로와 ‘군위 인각사 출토 손잡이 향로와 향합’ 등 우리나라 향로를 소개하고, 침향, 유향, 백단향 등 고대 향을 맡아볼 수 있도록 했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시 관람 소감을 게재하면, 전시 공간에 연출된 향이 담긴 향갈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향갈피는 백제금동대향로를 18cm로 축소해 형압 가공한 책갈피와 시향지로 구성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6세기 중반, 전쟁의 참패와 성왕의 죽음으로 위태롭던 백제인에게 향은 아픔을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심어주었을 것”이라며, “백제금동대향로가 건네는 ‘치유’의 향이 관람객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제금동대향로 3.0 - 향을 사르다’ 특별전 포스터.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백제금동대향로 3.0 - 향을 사르다’ 특별전 포스터.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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