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수렴동계곡. 백담사에서 오세암으로 가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사진 이창윤.
설악산 수렴동계곡. 백담사에서 오세암으로 가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사진 이창윤.

7891). 욕망을 절제하고 스스로 만족2)할 줄 알면 탐욕스럽게 구하는 것〔貪求〕을 자주 하지 않으며, 쌓아놓고 모아두는 것을 자주 하지 않으면 쌓아놓고 모아둔 게 없으므로 모든 과실과 우환으로부터 떠나며, 잃어버리고 없어질 것이 없으므로 모든 근심 걱정〔憂惱〕으로부터 떠나며, 모든 근심 걱정〔憂惱〕으로부터 떠나므로 모든 괴로움의 집합으로부터 떠나며, 모든 괴로움의 집합이 떠나므로 애욕이 없고, 애욕이 없으므로 능히 모든 번뇌를 없애느리라. -《보운경(寶雲經)》

790. 타인의 재물을 탐하지 않는 이는 다음 생애에 사람으로 태어나 부의 즐거움을 얻으리라. -《태자쇄호경(太子刷護經)》

791. 병 없음이 가장 큰 이익이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것이 가장 큰 부자이니라. -《보요경(普曜經)》

792. 욕망을 절제하는 것〔少欲〕이 최고의 안락이오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것〔知足〕이 최대의 부귀니라. -《천청문경(天請問經)》

793. 모든 행위의 공덕과 과보〔功果〕는 오직 세상적인 욕망을 버리는 근본에서 생기느니라. -《파리문증일아함경(巴利文增一阿含經)》

794. 만약 생각을 오롯이 하여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6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6경(六境)3)을 분별하면 끝내 악도에 떨어지지 아니할 것이다. 눈〔眼〕은 물질〔色〕을 관찰하여 좋고 나쁨을 분별하고, 귀도 소리를 듣고는 좋고 나쁨을 분별하고, 코와 혀와 몸과 뜻〔意〕도 이와 같다. 마치 여섯 종류의 짐승이 성향과 행동이 각각 다르고 가는 바가 똑같지 아니한 것과 같다. 만약 사람이 개, 여우, 원숭이, 물고기〔鱣魚〕, 뱀〔蚖蛇〕, 새〔飛鳥〕를 모두 줄로 묶어 함께 한 곳에 놓아두면 그 때에 여섯 종류의 짐승들이 성향과 행동이 각각 있어서 개는 마을로 가고 싶어 하고, 여우는 무덤으로 가고 싶어 하고, 물고기는 물속으로 가고 싶어 하고, 원숭이는 숲으로 가고 싶어 하고, 독사는 구멍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고, 새는 공중으로 날아가고 싶어 한다. 여섯 종류의 짐승들이 각각 성향과 행동이 똑같지 않으므로 설사 어떤 사람이 이 여섯 종류의 짐승을 취하여 한 곳에 묶어두고 동서남북으로 움직이게 하여도 역시 옛날 있던 곳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의 6정(六情)4)도 또한 이러하여 각각 주(主)된 바〔所主〕가 있어 그 일이 같지 아니하고, 보는 바〔所觀〕가 달라 좋다 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비구는 이 6정을 묶어 한 곳에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마땅히 오롯이 정진하여 생각과 욕망〔意欲〕을 어지럽게 하지 아니하면 마왕 파순〔魔波旬〕이 마침내 그 편을 들어주지 않으므로 모든 착한 공덕을 다 성취하리라.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주〕 -----

1) 이하(789~794)는 “욕망의 절제에 따른 공적과 능력〔節欲의 功能〕”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는 부분이다.

2) ‘足’을 “만족”이라 옮긴 것이다. 787. 《팔대인각경(八大人覺經)》 참조. 노자 《도덕경》에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強. 知足者富. 強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라고 하여 “지족”이 나온다. 하지만 불교에서 ‘足’은 만족이 아닌 싫어함이라는 뜻으로 “염족(厭足)”의 예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만족”이라고 번역하였지만 “더 가지려 하거나 더 구하는 것을 싫어함”이라는 뜻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한다.

3) 《증일아함경》 한문 원문에는 “육입(六入)”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을 6근과 6경으로 푼 것이다.

4) 육정(六情)은 6근 곧 안이비설신의(眼, 耳, 鼻, 舌, 身, 意)를 칭하기도 하고 희노애락애오(喜, 怒, 哀, 樂, 愛, 惡)를 뜻하기도 하나 여기에서는 전자의 뜻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법진 스님 |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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