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가 로힝야 집단학살 6주기를 맞아 25일 오전 11시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로힝야 학살 책임자인 미얀마 군부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사진제공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가 로힝야 집단학살 6주기를 맞아 25일 오전 11시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로힝야 학살 책임자인 미얀마 군부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사진제공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이하 로힝야연대)가 로힝야 집단학살 6주기를 맞아 8월 25일 오전 11시,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힝야 학살 책임자인 미얀마 군부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17년 8월 25일, 로힝야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수만 명의 희생자를 내고, 현재 10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 난민들은 인접국인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반인도적 범죄, 제노사이드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그 책임을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로힝야연대는 2년 반이 넘어가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목격한 미얀마 시민들이 로힝야 학살 문제에 대해 성찰하게 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미얀마 군부의 전쟁범죄가 지속되는 것을 보고만 있는 국제사회의 무기력한 모습은 로힝야 인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로힝야 인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미얀마 군부가 즉각 권력을 내려놓고 로힝야 학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최소한 방글라데시 난민캠프 내에서라도 로힝야인들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힝야연대는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주한 미얀마 대사를 한국군 탱크에 탑승까지 시키면서 무기를 판매할 궁리를 하기보다,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시국선언 전문.

로힝야 학살 6주기,

로힝야 학살 책임자 미얀마 군부는 즉각 퇴진하라!

국제사회는 로힝야 난민들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 및 시민권 보장하라

다시 8월 25일이 돌아왔다. 6년전  오늘, 미얀마 정부는 지속적으로 박해하고 탄압하던 로힝야인들에 대해 기어이 집단 학살을 벌였다. 수만명이 학살당했고, 수십만명이 고향을 떠나 피난했던 이 끔찍한 집단학살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지만 로힝야인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집단 학살과정에서 벌어진 성폭력과 방화, 학살을 비롯한 각종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책임을 묻는 와중에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까지 일으켰다. 로힝야 학살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기도 전에 발생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이 학살에 대한 책임을 묻고 진상을 규명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2년반이 넘어가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목격한 미얀마 시민들이 로힝야 학살 문제에 대해 성찰하게 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미얀마 군부의 전쟁범죄가 지속되는 것을 보고만 있는 국제사회의 무기력한 모습은 로힝야 인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례로, 올해 5월에 발생한 사이클론 모카로 인해 라카인 주에 거주하는 로힝야인들이 수백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이에 대한 효과적인 구호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국가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사실상 현재 미얀마내에 있는 로힝야인들은 한계상황내에서도 더 극한의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더해 마찬가지로 사이클론 모카의 피해를 받았던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줄어들고 있어 난민캠프 내의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에서 정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 미얀마 군부가 추진중인 로힝야 인들의 귀환 프로그램이 아무런 신뢰도 주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로힝야 인들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의 근본적인 전제조건은 미얀마 군부가 즉각 권력을 내려놓고 로힝야 학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어야 한다. 피해자들이 학살자가 부르는 곳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최소한 방글라데시 난민캠프 내에서라도 로힝야인들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 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에도 요구한다. 아세안 외교사절을 초청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주한 미얀마 대사를 한국군 탱크에 탑승까지 시키면서 무기를 판매할 궁리를 하기보다,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로힝야 학살 이후에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고 있는 한국기업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이 한국기업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윤석열 정부의  “가치동맹” 모두에서 한국기업의 이윤보다 앞선 가치는 없었다. 이는 정부를 포함한 우리사회가 로힝야 난민들을 마주하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의 의미를 성찰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도 고통 속에서 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가고 있는 로힝야인들을 기억하며, 우리는 로힝야인들이 안전하게 미얀마로 귀환하여 미얀마 민주주의의 한 일원으로서 존중받는 날이 올때까지 계속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23년 8월 25일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

(구속노동자후원회/국제민주연대/다산인권센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국제연대위원회 사단법인 아디/생명안전 시민넷/신대승네트워크/실천불교승가회/아시아의친구들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인권교육센터들/인권운동사랑방/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참여연대/창작21작가회/천주교 남자수도회/정의평화환경위원회/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팔레스타인평화연대/피스모모/해외주민운동연대/가나다 순 총 20개 한국종교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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