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 발간 계약을 마친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왼쪽)과 하염 북경연산출판사 사장. 고판화박물관 제공.
‘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 발간 계약을 마친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왼쪽)과 하염 북경연산출판사 사장. 고판화박물관 제공.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을 수록한 도록 전집이 중국에서 출판된다.

고판화박물관은 “8월 17일 중국 북경에서 북경연산출판사(사장 하염)과 《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 발간을 위한 계약을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전집은 편집과 제작을 거쳐 1년 6개월 뒤 출간될 예정이다.

《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이하 전집)은 권당 400쪽에 이르는 대형 채색 도록으로, 모두 8권이다. 전집에는 ‘덕주사판 불설아미타경(德周寺版 佛說阿彌陀經)’ 등 강원도 유형문화재 7건과 보물 지정 심사를 받고 있는 유물 2점, 세계 유일본인 명나라 헌종 성화(成化) 13년(1477) 판각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과 ‘오대산성경전도’, 고려시대 오백나한도를 에도시대에 판각한 대형 ‘오백나한도 판화’, 관경만다라를 찍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 ‘관경만다라 판목’ 등 그동안 고판화박물관이 수집한 6000여 점 중에서 엄선한 유물이 수록된다.

‘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에 수록될 명 성화(成化) 13년(1477) 판각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 고판화박물관 제공.
‘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에 수록될 명 성화(成化) 13년(1477) 판각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 고판화박물관 제공.

전집은 △전적에 들어 있는 삽화 판화 △탱화 형식의 종교판화 △한국 민화, 중국 연화, 일본 우키요에와 오츠회, 베트남 동호, 향총 등 민간판화 △판목과 판목으로 인출한 판화 등 네 부분 구성되며, 유물은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국가별로 수록될 예정이다.

고판화박물관은 중국에서 최근 발행되는 대형 출판물이 세계 유수의 도서관과 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는 추세임을 들어 전집 발간이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꽃인 고판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판화박물관은 저작권료를 대신해 받는 2억 5000만 원 상당의 전집 200세트를 전국 도서관과 박물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고판화박물관은 당초 중국 역대 불교판화 3000여 점을 정리·수록한 《중국불교판화전집》에 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판화 100여 점이 수록된 것을 계기로 2019년 12월 북경연합출판공사와 2권짜리 대형 컬러 도록을 발간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사태로 무산된 바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심혜 전 북경 수도도서관 부관장의 주선으로 한선학 관장과 마문대 북경 수도도서관 관원, 하염 불경연산출판사·북경연합출판공사 사장 등이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티베트, 베트남 등 동아시아 고판화로 확대하기로 의기투합하면서 8권짜리 전집 발간이 급물살을 탔다.

‘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에 수록될 일본 에도시대 ‘오백나한도 판화’. 고려 오백나한도를 목판에 판각한 작품이다. 고판화박물관 제공.
‘한국 고판화박물관 장품집’에 수록될 일본 에도시대 ‘오백나한도 판화’. 고려 오백나한도를 목판에 판각한 작품이다. 고판화박물관 제공.

전집 주편을 맡은 마문대 북경수도도서관 관원은 “전집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의 고판화를 함께 소개하는 중국사상 최초의 출판물”이라며, “전집은 고판화사에 남을 중요한 출판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을 제작·출판하는 하염 북경연산출판사 사장은 “전집이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꽃인 고판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미술사, 서지학, 판화사를 연구하는 학자와 작가에게 도움을 주고 전 세계 판화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 출판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선학 관장은 “전집 발간으로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꽃인 고판화 우수성과 고판화박물관의 유물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전집 발간은 30여 년간 수집한 동아시아 고판화 6000여 점의 다문화적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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