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백담사. 백담사는 만해 스님이 출가한 사찰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조선불교유신론》을 탈고했다. 사진 이창윤.
인제 백담사. 백담사는 만해 스님이 출가한 사찰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조선불교유신론》을 탈고했다. 사진 이창윤.

제2장 지계(持戒)

제1절 총설(總說)

751. 계는 모든 선법(善法)의 계단〔梯磴〕1)이며 또한 모든 선법의 근본이니 땅이 모든 나무들이 생겨나는 근본이 되는 것과 같으니라. - 《열반경(涅槃經)》

752. 계는 해탈을 바르게 따르는 근본인 까닭에 이름이 해탈근본2)이어서 이 계에 의지하면 모든 선정과 고를 멸하는 지혜를 얻으니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청정한 계를 지니어 훼손하지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청정한 계를 수지한다면 선법을 얻으나 청정한 계를 수지하지 못한다면 모든 공덕이 생겨나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계가 제일의 안은공덕(第一安隱功德)이 머무는 곳인 줄을 알지니라. - 《유교경(遺敎經)》

753. 지계의 힘을 수행하여 성취하면 지계의 힘 때문에 성불할 수 있느니라. - 《광명경(光明經)》

754. 부처님이 금강수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무생계(無生戒)는 천 가지 성스러운 것을 세우는 땅이며 만 가지 선한 것이 태어나는 터이니 그 터와 땅을 경영하지 않으면 성스러운 것과 선한 것이 어찌 세워지리오? 마치 모래를 쪄 밥을 지으면 이루어질 때가 어찌 있으며 똥을 깎아내 향을 구하면 얻을 리가 끝내 없는 것과 같다. 고통의 바다〔苦海〕를 건너고자 하면 (부처님의) 자비로운 항해를 반드시 빌려야 한다. 번뇌의 저잣거리를 타파하려면 지혜의 횃불〔慧矩〕3)을 밝혀야 한다. 모든 중생이 이 계를 수지하지 않고 불도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으니 이 계는 일체의 유·무형의 중생이 모두 마땅히 수지해야 하느니라.” - 《무생계경(無生戒經)》

755. 보살은 청정한 계의 배〔淨戒船〕로 파계한 이를 건너게 해주니 (파계한 이를)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나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느니라. - 《육바라밀경(六波羅蜜經)》

756. 보살은 청정한 계〔淨戒〕로 그 몸을 장엄하고 다시 중생으로 하여금 청정한 계를 굳건히 지니도록 하느니라. - 《수호국계주경(守護國界主經)》

757. 계는 맑고 시원한 물과 같으니 깊고 넓고 가득 차서 계를 지니는 이를 위하여 몸과 마음의 때를 씻어주며, 계는 진귀한 보배와 같으니 선한 사람이 늘 귀중히 하여 모든 잘못을 영구히 떠나며, 계는 좋은 말과 같으니 선한 사람이 타고 잘 다루고 생각이 진실하여 즐거움의 과보〔樂報〕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 《제법집요경(諸法集要經)》

758. 만약 사람이 부처님의 청정한 계의 향을 지니면 천신들이 널리 그 향 내음을 맡고는 모두 사랑하고 공경하니 이렇듯 청정한 계를 갖추어 항상 모든 선한 법을 행하면 이 사람은 능히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 모든 마군〔魔〕4)을 항상 멀리 하느니라. - 《계향경(戒香經)》

[주] -----

1) 梯磴. 고려대장경에는 등자나무 등(橙)으로 되어 있으나 원나라, 명나라 본에는 사닥다리 등(隥)으로 되어 있다. 橙【大】, 隥【元】【明】

2) 《유교경론(遺教經論)》에는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로 되어있다. 바라제목차는 계본(戒本) 또는 별해탈계(別解脫戒)라고도 불리는데 여기에서는 “해탈근본(觧脫根本)”으로 풀이되고 있다.

3)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누리집(https://www.heritage.go.kr/main/?v=1678684204772)에서 제공되는 《문수사리보살최상승무생계경(文殊師利菩薩最上乘無生戒經)》에서는 곱자 구(矩)가 아닌 횃불 거(炬)로 되어있다.

4) 마라(魔羅, māra)는 사람들의 선사(善事)를 방해하는 악신으로 욕계(欲界) 제6천(第六天)의 왕이다. 마왕이라고도 하며 깨달음을 방해하는 번뇌본능을 말한다. māra의 의역으로는 장해(障害)・파괴・살자(殺者) 등이 있다.

법진 스님 | 한국불교선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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