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사지 중심 건물지(추정 금당지) 전경. 사진 제공 신안군.
무심사지 중심 건물지(추정 금당지) 전경. 사진 제공 신안군.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가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 무심사지에서 통일신라시대 건물지가 확인됐다.

신안군(군수 박우량)은 6월 14일 흑산도 무심사지 발굴조사에 대한 현장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신안군의 의뢰로 2021년부터 무심사지를 발굴조사하고 있다.

신안군에 따르면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건물지 2동과 축대, 석렬 4기 등의 유구가 확인됐다. 특히 중심사역의 통일신라시대 금당지는 고려시대 중기 건물지 아래에서 중복된 상태로 확인됐다.

발굴조사에서는 이밖에 인화문 토기편을 비롯해 금동불상 발편, 중국제 도자기편, 연화문 막새편, 1244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원갑진년육월조(中元甲辰年六月造)’명 막새편 등이 출토됐다.

통일신라시대 금당지 등 유구와 출토 유물로 보아 무심사는 8세기 중반 창건돼 14세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원갑진년육월조(中元甲辰年六月造)’명 막새편. 사진 제공 신안군.
‘중원갑진년육월조(中元甲辰年六月造)’명 막새편. 사진 제공 신안군.

무심사지는 흑산도 상라산 남동쪽 기슭에 자리한 산지형 가람이다. 그동안 창건연대나 폐사 시기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절 이름은 2000년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가 상라산성을 지표조사하는 과정에서 ‘무심사선원(无心寺禪院)’이라는 글자가 적힌 기와를 수습하면서 확인됐다.

신안군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시·발굴조사를 통해 절 이름을 확인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지만 사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사찰의 성격을 규명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불교문화재연구소에 의뢰해 2021년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절터에는 현재 삼층석탑과 석등이 남아있다.

무심사는 무역선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기원하고 숙식을 제공하던 사찰로 추정된다. 무심사가 있는 흑산도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동아시아 남방항로의 해상무역 거점항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의 대당구법승인 엔닌(圓仁)이 지은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 흑산도가 언급돼 있고, 송나라 사신 서긍이 개경을 둘러보고 돌아간 뒤 남긴 《고려도경(高麗圖經)》에도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관사와 봉수대가 흑산도에 있다는 내용이 보인다. 무심사지 주변에 있는 상라산성과 제사터, 관사터 발굴조사에서 다수의 중국제 동전과 도자기가 출토된 것도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통일신라시대 금당지에 대한 확장 발굴조사와 주변 유적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를 추가로 진행해 고대 동아시아 국제무역항으로서 흑산도의 위상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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