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소장 ‘아미타여래구존도(阿彌陀如來九尊圖)’. 사진 제공 문화재청.
울산박물관 소장 ‘아미타여래구존도(阿彌陀如來九尊圖)’. 사진 제공 문화재청.

국내에 남아있는 6점의 조선 전기 아미타여래구존도 중 조성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유일본인 울산박물관 소장 ‘아미타여래구존도(阿彌陀如來九尊圖)’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6월 20일 “‘아미타여래구존도’와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조선왕조 어보(御寶)·어책(御冊)·교명(敎命)’, ‘근묵(槿墨)’ 등 조선시대 불화, 불상, 서첩 총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아미타여래구존도’는 명종 20년(1565)에 조성된 불화다. 이 불화는 아미타여래를 중심으로 관음, 지장 등 팔대 보살을 좌우 대칭으로 배치하는 고려 후기 불화 요소가 남아있으면서도, 문양을 배제한 색 중심의 채색법, 본존의 머리와 몸을 둘러싼 원형 광배 형식, 둥글고 넓적한 육계(肉髻)와 반달형 중간계주(中間髻珠) 등 16세기 조선 전기 불화의 특징이 잘 반영돼 있는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에 이르는 불화 형식과 양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하고, “정확한 조성 연대를 알 수 있어 조선 전기 불화 연구에 절대적 기준이 되는 자료로서 중대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고 보물 지정 이유를 밝혔다.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사진 제공 문화재청.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사진 제공 문화재청.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17세기 중엽에 활동한 계찬(戒贊)을 비롯해 인계(印戒), 영언(靈彦) 등 조각승 7명이 효종 8년(1657) 조성한 작품이다. 이 삼불좌상은 계찬이 수조각승으로 참여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각 불상에서 발견된 조성 발원문에 불상 조성에 필요한 시주물목이 기록돼 있어 조각승 간 협업과 분업, 불상 조성에 필요한 물목과 공정을 이해하는 자료로서 학술적인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조선 건국 이후 일제에 병합된 1910년까지 조선왕조의 의례에 사용된 인장과 문서이다.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왕실문화를 상징하는 유물이라는 점, 왕실 의례의 내용과 성격, 의례의 절차와 형식, 의례에 사용된 의물(儀物)의 제작자 및 재료와 도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적 자료라는 점, 조선왕조의 통치 이념인 유교의 여러 덕목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유물인 점 등을 이유로 보물로 지정됐다.

‘근묵’은 서예가이자 서화 감식가였던 위창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이 엮은 서첩이다. 정몽주(鄭夢周, 1337~1392)에서 이도영(李道榮, 1884~1933)에 이르기까지 약 600여 년 동안 활동했던 국왕, 중인, 승려 등 여러 신분의 인물 1136명의 필적이 수록돼 있다. ‘근묵’은 서간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 당시 사회상, 생활상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점, 역대 명필의 필적이 빠짐없이 수록돼 있어 각 시기에 유행하던 서풍과 변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서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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