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우리 아이가 꼭 읽어야할 어린이 불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불교 책이 참 드물다. 어린이 불서를 꾸준히 펴낸 ‘불광출판사’의 신작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에 눈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승권의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부처님의 생애’란 부제에 걸 맞는 눈높이 부처님일대기이다. 내용은 싯다르타 태자가 붓다가 되는 과정의 일화들을 소설 형식으로 풀었다. 작가는 일화들을 풀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위해 창작을 더했다.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에 등장하는 싯다르타는 아이들의 성장의 롤 모델로 그려진다. 한창 성장하며 가치관을 형성하는 아이들에게 하나의 삶의 기준이 되는 위인으로 ‘붓다’를 소개한다. 작가는 신격화된 붓다를 멀리하고 아이들에게 친숙한 인물, 우리처럼 인간인 ‘싯다르타’를 통해 살아가면서 아이들이 갖춰야할 꿈과 희망, 이를 극복하는 방법과 의미를 전달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읽어내 싯다르타의 성장과정과 꿈을 이루는 과정을 오버랩한다. 자연스레 아이들이 붓다의 일생을 알고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로, 미래 향해 가는 과정에서의 롤 모델로 연상토록 한 것이다.

작가는 책 첫 장에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를 배치한다. 오늘날 전 세계의 수 억 명이 믿고 따르는 붓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만족하지 않는 아이 싯다르타’는 다른 아이들과 무엇이 달랐을까? 호기심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유발한다. 신이 아닌 인간, 우리처럼 소년 싯다르타였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다가서면 ‘법당안의 금빛 불상’이 아닌 친구로 아이 곁에 다가선다.
싯다르타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태어났을 때 어머니를 잃었다는 데 그 슬픔은 어땠을까? 공부하기 싫었을 때 싯다르타는 어떻게 했을까? 등등 싯다르타의 성장과정을 좇는 아이들의 시선이 고정되면 아이는 싯다르타가 되고 싯다르타는 아이 곁에 머물게 된다.

요즘 아이들의 꿈을 무엇일까? 대통령, 의사, 기업가 군인, 연예인...아이들의 수만큼 많은 꿈들이 있지만 ‘개인적 바람’이다.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의 작가는 싯다르타가 성장하면서 꿈을 꾸고 이를 이루려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사는 꿈을 가슴에 간직하길 소망한 모양이다. 역경을 딛고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싯다르타는 결국 붓다가 된다. 어찌보면 붓다는 깨달음 이가 아니라 꿈을 이룬 이를 지칭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이 되겠다는 절대적 초월적 존재가 되겟다는 꿈이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법을 알고 이를 사람들과 나누려 했던 싯다르타의 꿈이 이루어진 붓다의 성장기는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의 마주하는 어려움과 고난을 이기는 힘을 키워준다.


백승권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접할 수 있는 컨텐츠가 부족하지만 불교는 미래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며 “초월적 존재, 신이 아닌 싯다르타가 ‘사람’을 넘어서는 꿈을 꾸고 이를 이루려 노력하고 결국 꿈을 이루는 붓다를 그리려 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흥미로운 삽화로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티벳과 네팔 전문가로 알려진 다정 김규현의 그림은 언뜻 아이들이 즐겨보는 만화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보아도 괜찮은, 이국적인 그림이다.


《싯다르타의 꿈, 세상을 바꾸다》를 펴낸 의도는 백승권이 책 머리에 쓴 ‘붓다, 위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을 나눈 사람’의 내용이면 충분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 즉 붓다를 절에 모셔진 불상이나 불교 신자들이 믿는 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붓다는 결코 신이 아닙니다. 2,600년 전 인도에서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공부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그 긴 세월 동안 붓다를 존경하고 그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했을까요?
붓다는 원래‘싯다르타’라는 이름의 아이였지만 누구보다도 큰 꿈을 꾸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꿈이 아니었습니다. 싯다르타는 사람을 비롯하여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이 통 속에 빠져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 주는 꿈을 꾸었습니다.
싯다르타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나라를 물려받을 왕자라는 특권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진리를 깨닫기 위해 사람이 견뎌내기 힘든 온갖 고통을 참아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꿈을 이뤘습니다. 꿈을 이룬 뒤 싯다르타는 깨달은 자, 즉 붓다가 되었습니다. 붓다는 그 후 전 생애, 무려 45년에 걸쳐 그 꿈을 세상 사람들 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었습니다. 심지어 임종을 앞둔 순간에도 진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의 길을 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붓다가 돌아가신 후 붓다의 가르침은 아시아 전역에 퍼져 아시아 사람들의 가치관과 문화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근엔 미국과 유럽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그 가르침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날에도 붓다가 우리 곁에 살아서 끝없이 가르침을 주는 것은 위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을 모든 사람과 나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도 싯다르타와 같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어린이가 되길 바랍니다. 그것이 이 글을 쓰는 아저씨의 꿈입니다.”

불광출판사가 소개하는 이 책은 이렇다
“자본주의의 욕망이 춤추는 사회, 초등학생조차 극심한 경쟁사회의 일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도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점점 더 강퍅해지고 메말라간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 자신을 위한 현실적인 꿈은 있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을 위한 원대한 꿈은 생각조차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 읽혀야 할 책이다. 싯다르타 왕자는 오늘날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이 꿈꾸는 것, 부귀와 명예를 다 가지고 있는 왕자였다. 하지만 그것들을 다 버리고 출가하였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크나큰 꿈 때문이었다. 싯다르타 왕자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수행을 하였고,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님이 되었다. 그리고 가르침을 펼쳐 45년 동안 임종을 앞둔 순간까지도 부처님께서는 살아있는 모든 존재에게 당신의 꿈을 나누어주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었다. 2,6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처님의 가르침은 사람들과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위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을 나눈 사람, 싯다르타. 책 속의 그를 따라 가노라면 꿈을 이루기 위해 죽을 것처럼 힘든 고행도 견디는 삶, 꿈을 이룬 뒤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준 부처님의 생애를 통해 참다운 삶의 지혜가 열릴 것이다.”

백승권 글, 김규현 그림/불광출판사/12,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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