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진영 특별전 ‘진면목(眞面目)’. 사진 통도사성보박물관 제공.
고승진영 특별전 ‘진면목(眞面目)’. 사진 통도사성보박물관 제공.

진영(眞影)은 조사나 고승대덕의 초상을 그린 것을 일컫는다. 달리 영탱(影幀)이라고도 한다.

스님의 모습을 그렸지만 진영은 단순히 초상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옛 조사의 형상을 그렸으되 서릿발 같았던 정신까지 담아내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영은 옛 조사들의 위덕을 기리는 것은 물론 그들의 가르침과 정신을 후대에 전하고 후학의 귀감으로 삼는 매개체라 할 수 있다. 또 진영은 조사의 생애와 업적, 수행 모습이 담겨 있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 문화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불교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이다.

자장 율사가 창건한 이래 수많은 조사와 고승대덕의 숨결, 자취가 남아있는 영축총림 통도사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많은 진영이 남아있다. 무려 100여 점에 이른다. 그동안 일반에게 정식으로 공개된 적이 없는 통도사 고승 진영이 한자리에서 일반 대중과 만난다.

통도사 자장 율사 진영, 사진 문화재청.
통도사 자장 율사 진영, 사진 문화재청.

통도사 성보박물관(관장 송천)은 불기 2567년(2023)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7월 2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 1, 2에서 고승진영 특별전 ‘진면목(眞面目)’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제사신라국사자장율사(帝師新羅國師慈藏律師) 진영’과 ‘환성당대화상(喚惺堂大和尙眞) 진영’, ‘선교양종우운당 대사(禪敎兩宗友雲堂大禪師) 진영’ 등 통도사 영각과 성보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진영 80여 점과 관련 유물 30여 점이 공개된다.

역대 조사 진영은 시대순으로 배치됐으며, 진영과 함께 찬(讚), 진영의 주인공과 관련된 행장과 자료, 유물을 함께 전시한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통도사 고승 진영 개괄, 진영 조성 과정, 조선시대 진영의 특징 등을 소개하는 패널과 실사 출력물을 제작해 배치했다. 성보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해 진영 관련 특별 초청 강연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통도사 환성당 진영. 사진 문화재청.
통도사 환성당 진영. 사진 문화재청.

이번 전시회는 영축산을 호령했던 고승들의 서릿발 같은 정신이 담긴 진영을 공개함으로써 통도사의 역사와 개산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도사성보박물관장 송천 스님은 “이번 특별전은 진영 속에 스며있는 수행의 표상이 시대마다 불교의 전파와 교단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조선 후기에 조성된 진영이지만 조성기법과 양식 등의 연구와 함께 진영에서 드러내고자 했던 진리의 정수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가 길 없는 길 속에서 행적을 살펴보고 마음속의 정성을 다하여 감히 조사들의 현묘한 깨달음의 이치를 조금이나마 궁구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도 “이번 전시는 통도사 고승들의 진면목을 찾는 중요한 전시”라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처님과 함께 통도사 역대 고승들이 함께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회가 통도사의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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