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유철상은 여행전문 작가이다. 13여년 동안 전국을 떠돌았다. 그가 지나온 자취는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했고, 그의 이야기에 독자들이 발길을 내딛었다. 여행기자에서 여행 전문 작가로, 여행전문 출판담당자에서 여행전문 출판사 대표로 자리와 몸을 바꿨지만, 본업은 여전한 여행작가다.

유철상은 사찰 여행 전문작가이기도 하다. 템플스테이가 뜨기도 전에 《템플스테이 - 마음으로 떠나는 산사체험》(랜덤하우스중앙), 《절에서 놀자, 템플스테이》(랜덤하우스코리아), 을 냈었다. 그가 이번에 ‘사찰여행’을 전면에 내세운 여행지를 냈다. 《사찰여행 42》. 부제는 나를 위한 여행테라피이다.

작가는 요즘 트렌드인 걷기여행, 느리게 걷는 여행으로 사찰을 돌아보라고 권한다. 사찰을 느리게 걸으며 시스템을 강요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내 몸과 자연의 흐름을 맞추라고 말한다. 본연의 나를 회복하는 사색의 공간으로 사찰만큼 좋은 곳이 또 있겠냐고 저자는 묻는다. 지은이는 사찰 여행이 나를 위한 여행테라피로 자신을 치유하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번거롭지도 않고 여행경비 부담도 없는 마음만 충분히 다잡고 그저 훌쩍 떠나라고 말한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여행을 꿈꾸고 여행을 하는 자는 여행지에 가 있다. 다른 삶을 보기 위해 그 삶의 주변을 보기 위해, 세상을 배우고 답답한 일상을 탈출한다. 여행의 목적은 아무래도 좋겠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도 제각각이다. 누가 누가 이렇게 다녀왔으니 나도 그래야겠다고 해도 좋겠다. 아니면 남이 하지 않은 것을 해도 좋겠다. 여행은 나를 위한 것이다. 다른 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한 여행지로 지은이는 사찰여행을 우선 추천한다.


유철상은 사찰여행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쉼표’와 ‘체험’. 자연의 흐름에 맡긴 여행은 몸과 마음을 어우만지고, 그 속에서 사찰문화를 체험하는 일은 훌쩍 떠난 여행지에서 뜻하지 않는 보물을 캔 것처럼 즐겁다. 진정한 여행은 어디에도 찾기 어렵다. 내가 즐겁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면 된다.

《사찰여행 42》는 ‘나를 찾아 떠나는 42가지 여행 치유법’, ‘인생의 쉼표가 필요하다면 절로 가라!’ 등의 출판사 서평이 무리 없어 보인다. 마음, 휴식, 수행, 인연, 여행 5개 소분류로 묶은 사찰들을 돌아보면 유명한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어느 곳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자, 여행지임을 우리는 안다. 뜨거운 태양에 몸을 내던지자 곧 시원한, 청량한 산사를 당신을 맞을 것이다.

《사찰여행 42》은 지은이 유철상이 여행전문 출판사를 차리고 낸 자신의 첫 번째 책이다. 그만큼 애착을 갖고 만들어 ‘사찰여행서’로 손색이 없다. 올 여름 이 책 들고 떠나보자. 갈 곳은 눈 감고 꼭 찍어도 좋겠다. 어딜 가도 후회는 없겠다. 정보가 풍성한 탓이다.
유철상/상상출판/15,5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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