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이 지난 4월부터 실시한 각종 세미나와 공청회 등으로 공식적인 대내외 의견 수렴을 통해 종단 기본교육기관 교과과정 및 교과목, 기본교육기관, 전문교육기관 개편에 대한 조정안을 7월 1일 발표했다.

교과과정·교과목 15% 이내 자율가감…한글본 고집 안해

기본교육기관 교과과정 및 교과목 조정안은 현실가능한 안을 대폭 수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각 승가대학은 교육원이 제시한 수업일수 및 교과목에 대해 15% 범위 내에서 가감할 수 있고, 또 대학의 특성과 여건에 따라 교과목간의 비율조정도 15% 이내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교재에 있어서도 규수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한글본, 한문본, 또는 제3교재를 취사선택할 수 있어 기존 한글본 위주의 개편안에서 물러났다. 주 1회 내지 2회로 편성되는 한문불전 강독은 4년 모든 학기에 개설해 금강경, 원각경, 선가귀감 등 구체적 시안을 제시했다.


수용 기관 우선 시행…사미(니) 동국대 입학 제한

기본교육기관 조정안은 기존 23곳 교육기관의 획일적 변화에서 벗어나 적절한 교육효과 확보를 위한 유연한 방향으로 조정됐다. 종단적으로 결정된 교과과정을 시행하겠다고 신청하는 지방승가대학에 한에 종단적 지원을 바탕으로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기존 교육기관을 유지하고자 하는 기관이나 종단 법령에 미달하는 기관은 4년간의 유예기간 후 인가를 취소한다는 계획이다. 현응 스님은 이 부분에 대해 “현재 몇 군데 교육기관에서 신청해 협의를 진행 중에 있지만, 그 이외의 기관을 일방적으로 지정 파기하거나 강제적으로 취소할 의지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동국대 불교학부에 사미(니)의 입학은 제한되고 비구(니)의 종비생 제도는 유지되며, 복지와 군포교 등 일정한 자격을 필요로 하는 활동에 원을 세우거나 학위취득 목표로 한 사미(니)들은 중앙승가대에서 기본교육을 이수토록 유도한다. 곧 동국대는 학문적 목표, 중앙승가대는 실용과 전법 목표에 부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선원의 경우, 선에 대한 확고한 발심과 원력을 가진 사미(니)에 한해 정예화하여 입방을 허가해 수선에 전념토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원의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 시행방안은 도출되지 않았다. 교육원은 올해 하안거 해제 후 수좌측과 대화를 통해 기본선원의 발전적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승가대학원’으로 명칭 변경…연구과정 운영은 자율

기존 추진된 ‘전문대학원’의 명칭이 용어상 거부감이 많이 나타나 ‘승가대학원’으로 모두 그 명칭이 바뀌었다. 곧 선학승가대학원, 율학승가대학원, 초기불교승가대학원, 한문불전승가대학원이다. 따라서 교육자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은해사 종립승가대학원은 명칭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다른 이름으로 변경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화엄학림이나 능엄학림처럼 기타 특정교학 또는 전문연구와 관련한 교육기관은 전문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는 ‘○○○ 승가대학원’의 설립운영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각 승가대학원의 연구과정은 2년으로 부족하다는 의견에 수용해 그 운영과 정착이 미흡한 기관은 제한하지 않고 사찰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이수 기관에 비해 교과목이 번다하고 그 양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대폭 간추리고, 수업시간도 주 3~5일로 수정했다.

교육원은 이번 조정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상당부분 반영해 마련됐다며 운영사찰주지회의 및 교구본사주지회의 등을 통해 긍정적 합의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앞으로 적극적 홍보에 나설 예정이며, 내년부터 시행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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