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된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 사진 제공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된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 사진 제공 문화재청.

후백제 견훤의 연호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인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片雲和尙塔)’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과 ‘순천 선암사 일주문’ 등 사찰 일주문 4건, ‘성남 봉국사 대광명전’과 ‘고성 옥천사 자방루(滋芳樓)’ 등 사찰 불전과 문루 각 1건, 누정 건축 1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12월 28일 밝혔다.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은 구산선문 중 하나인 실상산문의 개산조 홍척 스님의 제자 편운 스님의 사리탑이다. 팔각원당형 양식이 대부분인 신라 말 고려 초 여느 고승 사리탑과 달리 향완과 비슷한 모습인 게 특징이다.

탑신에 “정개 10년 경오년에 세운다(正開十年庚午歲建)”이라는 명문이 있는데, ‘정개’는 후백제 견훤의 연호다. ‘정개 10년’은 신라 효공왕 14년, 서기로는 910년이다.

후백제의 연호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같은 사서에는 기록돼 있지 않다. ‘편운화상탑’은 후백제의 연호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알려져 있다.

순천 선암사 일주문. 사진 제공 문화재청.
순천 선암사 일주문. 사진 제공 문화재청.

보물로 지정된 사찰 일주문은 △순천 선암사 일주문 △문경 봉암사 봉황문 △대구 동화사 봉황문 △구례 천은사 일주문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부터 전국의 사찰 일주문 50건을 조사했는데, 그 중 네 건을 전문가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에 보물로 지정했다.

중종 35년(1540) 중창된 ‘순천 선암사 일주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경내에서 불타지 않은 유일한 건축물이고, ‘문경 봉암사 봉황문’은 경종 3년(1723)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조 11년(1633) 건립된 ‘대구 동화사 봉황문’은 주기둥 윗부분에 부재를 덧대고, 주기둥 옆에 보조기둥 2개를 세운 드문 형식의 건축물이다. 경종 3년(1723)에 건립된 ‘구례 천은사 일주문’은 기둥 사이 문지방을 석재로 만든 유일한 사례다. 조선 명필이었던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5)가 쓴 현판이 걸려 있다.

구례 천은사 일주문. 사진 제공 문화재청.
구례 천은사 일주문. 사진 제공 문화재청.

‘성남 봉국사 대광명전’은 현종 때 명혜·명선 두 공주의 명복을 빌기 위해 봉국사를 창건할 때 지어진 불전이다. 닫집을 화려하게 구성하고 불상 주변의 장엄을 돋보이게 치장한 게 특징이다.

‘고성 옥천사 자방루’는 현종 5년(1664) 사찰 정문으로 건립됐다가 영조 40년(1764) 누각 형태로 중창된 건물이다. 정면 모든 칸에 판문(板門)을 두어 여닫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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