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국유사 범어사본과 규장각본, 파른본. 사진 제공 문화재청.
왼쪽부터 삼국유사 범어사본과 규장각본, 파른본. 사진 제공 문화재청.

일연(一然, 1206~1289) 스님이 지은 역사서 《삼국유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1월 26일 “올해 등재 신청한 《삼국유사》와 ‘내방가사’,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이 24일부터 26일까지 경상북도 안동에서 열린 ‘제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으로 최종 등재됐다”고 밝혔다.

《삼국유사》 등이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새로 등재되면서 우리나라는 1997년 등재된 《훈민정음》, 2001년 등재된 《직지심체요절》, 2007년 등재된 ‘해인사 대장경판과 제경판’ 등 모두 22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삼국유사》는 일연 스님이 고려 충렬왕 7년(1281)에 편찬한 역사서다. 한반도 고대 신화와 역사, 종교, 생활, 문학 등을 담았다.

《삼국유사》가 집필된 시기는 금과 송의 멸망, 몽골의 침략이라는 세계사적 사건을 겪은 격변기였다. 당시 고려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 등 각기 다른 국가의 유민이라는 인식과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하나의 민족’이라는 주체적 역사관이 요구됐는데, 일연 스님이 이런 시대적 요청에 따라 집필한 역사서가 《삼국유사》이다.

문화재청은 “《삼국유사》는 고려시대에 ‘자국 중심의 주체적 역사관’이 형성되었음을 증언하는 기록물”이라며, “관찬 역사서가 아니기 때문에 신화와 민속 등 다양한 요소를 자유롭게 포함시켜 역사적, 민속학적, 인류학적 가치가 크다”고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번 등재된 《삼국유사》는 현존하는 여러 판본 가운데 보존성과 접근성이 높은 범어사본과 연세대 박물관 파른본, 규장각본 등 3종류이다.

내방가사 계녀가 필사본, 19세기, 국립한글박물관. 사진 제공 문화재청.
내방가사 계녀가 필사본, 19세기, 국립한글박물관. 사진 제공 문화재청.

‘내방가사’는 18~20세기 초, 조선 시대 여성이 주도적으로 창작한 집단문학 작품을 필사한 기록물이다. 당시 여성의 사회적 인식을 담은 기록이자, 한글이 사회의 공식 문자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물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등재가 결정됐다.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은 2007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대형 유류 유출 사고와 그 극복과정을 담은 기록물이다. 20만 건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이 기록물은 대규모 환경재난을 민관이 협동해 극복한 사례를 담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등재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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