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박이 그린 ‘유마도’. 일본 호넨지 소장. 이번 교류전을 통해 국내에 처음 전시된다.
변박이 그린 ‘유마도’. 일본 호넨지 소장. 이번 교류전을 통해 국내에 처음 전시된다.

조선 후기 부산에서는 스무 명 안팎의 화가가 활동했다. 이들은 동래부나 지역 엘리트들의 주문을 받아 그림을 그리거나 일본을 대상으로 한 교역용 그림을 제작했다.

조선 후기 부산지역에서 활동했던 화가와 그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부산시립박물관(관장 정은우)은 12월 4일까지 박물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국제교류전 ‘조선시대 부산의 화가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변박(卞璞), 변지순(卞持淳), 이시눌(李時訥) 등 부산지역 화가와 그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김홍도(金弘道), 이의양(李義養) 등 중앙 화가의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국내 여러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작품은 물론 독일, 일본, 미국 등 해외에 있는 작품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이중 쾰른동아시박물관 소장 ‘이시눌 필 서원아집도’, 일본 호넨지 소장 ‘변박 필 유마도’, 일본 지쇼인 소장 ‘조선서화병풍’, 후쿠오카시박물관 소장 ‘최북 필 묵매도’, 그리고 쿄토대 박물관 소장 ‘조영석 필 송하안식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시되는 작품이다.

전시는 △1부 ‘변방에서 꽃피운 화명(畵名)’ △2부 ‘부산 화가들, 동래부의 회사(繪事)를 맡다’ △3부 ‘한일 회화 교류의 중심지, 부산’ △4부 ‘대일 그림 수출의 중심지 부산’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변박, 변지순, 변지한, 이시눌 등 부산 화가들의 회화 활동과 그들이 남긴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동래읍성이 건립되기 이전 동래부의 모습을 묘사한 ‘동래부치도(東萊府治圖)’ 등 동래부의 주문을 받아 부산 화가가 제작한 그림을 전시한다. 3부에서는 김명국(金明國) 등 부산을 경유해 일본에 갔던 통신사 수행 화원과 김윤겸(金允謙) 등 부산을 방문했던 중앙 화원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고, 4부에서는 부산 화가가 그린 대일 수출용 그림과 옥천(玉泉), 해옹(海翁) 등 자(字)나 호(號)만 알려진 부산지역 무명 화가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한 부산 화가의 면면을 새로이 확인하고 그들의 열정적인 예술 활동을 직접 목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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