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능엄경》은 한국불교의 근본경전 중 하나다. 《금강경》, 《원각경》, 《대승기신론》과 함께 강원 사교과 과목 중 하나인 《능엄경》은 ‘소화엄경’으로도 불리면서 널리 읽히고 연구됐다. 이 경은 한국불교의 신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능엄경》은 일찍이 우리나라에 전래돼 고려의 보환(普幻) 스님, 조선의 연담(蓮潭) 스님 등이 주석서를 남겼다. 근세의 대강백 운허 스님은 《능엄경》에 대해 조예가 깊어 이 경을 깊이 있게 해설하고 강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님은 《계환소(戒環疏)》, 《지장소(指掌疏)》, 《정맥소(正脉疏)》, 보환의 《산보기(刪補記》)에 이르기까지 《능엄경》 관련 주석서를 두루 섭렵했다.

이 책은 운허 스님의 제자인 월운 스님이 스승이 강설한 내용을 세 권으로 정리해 1993년 출간한 것을 다시 펴낸 것이다. 초판 출간 이후 30년이 지난 탓에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국한문 혼용을 한자 병기로 바꾸고, 원문에 한자 독음을 달았다. 문장은 현대 맞춤법에 맞춰 수정했지만, 평안도 출신인 운허 스님의 사투리와 청중 질문 등은 되도록 살려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동국대 출판문화원 관계자는 “부처님과 아난 존자의 문답으로 이루어진 《능엄경》은 미혹한 말법 중생에게 참부처의 길을 열어주는 경전”이라며, “운허 스님은 차돌처럼 딱딱한 경문을 부담 없이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강설했다. 이 책은 초학자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출판문화언 | 각권 3만 8000원 | 세트 1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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