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이 발행하는 한국학 영문 학술지 《Korea Journal》이 조선 후기 불교를 조망한 2022년 여름 특집호를 발간했다.

여름 특집호에는 김성은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교수의 <The Formation of Late Joseon Buddhism : Focusing on the Institutional and Socio-cultural Establishment(조선 후기 불교의 형성 : 제도적·사회문화적 확립을 중심으로>와 이종수 순천대 교수의 <The Establishment of Buddhist Cultivation Centers in Late Joseon Korea(조선 후기 불교 수행기관의 성립 연구)>, 이승혜 리움미술관 책임연구원의 <The Role of Laity in Rebuilding Buddhist Devotional and Material Culture in the Late Joseon (조선 후기 불교신앙과 물질문화 재건에 있어서 재가신도의 역할)>, 이자랑 동국대 교수의 <Restoration and Legitimacy of the Bhikṣu Precept Lineages in the Late Joseon(조선 후기에 나타난 비구 계맥의 회복과 정통성)> 등 특집 논문이 수록됐다.

이종수 교수는 조선 후기 불교계의 수행기관으로서 강원, 선원, 염불원이 성립한 배경과 그 과정, 그리고 불교사적 의미를 고찰했다. 이 교수는 “임진왜란 이후 불교계는 선종 계통의 임제종으로 단일화 됐지만 교종의 사상과 교육 기능도 포섭해 선의 경절문(徑截門), 교학의 원돈문(圓頓門), 정토의 염불문(念佛門)의 삼문 수행이 보편화 되었다.”고 지적하고, “삼문 수행의 영향에 따라 승려들은 강원을 졸업한 후 선원이나 염불원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그런 수행 과정에서 심성 논쟁과 선 논쟁 등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이승혜 책임연구원은 19세기 후반 조선 사회에서 불교가 재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재가신도들의 역할 복원에서 찾고, 서로 다른 사회적 배경과 정치적 의도를 지닌 재가신도들이 불사를 후원함으로써 무엇을 얻으려 했는지 분석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불교사찰이 유교사회 속에서 신분과 젠더의 제약으로 인해 소외됐던 중인과 여성들에게 그들만의 공간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자랑 교수는 19세기 조선불교계에 나타난 비구 계맥 회복 현상, 특히 19세기 초에 대은 낭오(大隱 朗旿)의 서상수계(瑞相受戒 : 수계해 주는 계사 없이 스스로 서원을 세워 수계하는 것)로 계맥이 회복되어 갔는데도 불구하고, 19세기 말에 만하 승림(萬下 勝林) 등이 수계를 위해 중국행을 선택하게 된 교리적, 시대적 배경을 고찰했다.

이 교수는 △서상수계가 계율 전통에서 비구 수계법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점 △대은의 계맥이 19세기 중·후반에 이르러서야 비구계로 수용되며 본격적인 정통성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는 점 △19세기 말에 조선과 중국 간에 정기항로가 개설되면서 인적 왕래가 촉진될 수 있었다는 점을 만하 승림 등이 수계를 위해 중국행을 선택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했다.

이번 특집호는 8월 15일부터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19차 세계불교학대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Studies, IABS) 개최를 기념해 기획됐다. 기획자로 김성은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교수가 참여했다. 특집호는 세계불교학술대회 참석자 500여 명에게 무료로 배포됐다.

여름 특집호는 한중연 누리집(www.aks.ac.kr) ‘출판·자료 - Korea Journal’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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