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성보박물관 만화 선사 탄신 100주년 기념 특별전 모습/사진제공 월정사성보박물관
월정사성보박물관 만화 선사 탄신 100주년 기념 특별전 모습. 사진 제공 월정사성보박물관.

월정사성보박물관(관장 해운)은 ‘유품과 사진으로 만나는 근대 오대산 3대 화상’ 특별전을 7월 29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불교의 중추적 역할을 한 한암 중원(漢巖 重遠, 1876~1951), 탄허 택성(呑虛 宅成, 1913~1983), 만화 희찬(萬化 喜贊, 1922∼1983) 스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하고 한국 근․현대불교사를 살펴보고자 마련했다. 전시회에서는 세 스님이 남긴 유품 50여 점과 근․현대 기록사진을 선보인다.

한암 스님은 한국 불교의 선풍을 지키고 법맥을 계승하여 근대 한국불교를 중흥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참선을 중시하면서, 계율을 지키고 경전을 연구하고 학문하는 자세를 함께 갖춰야만 올바른 수행, 올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고 이를 평생 실천했다.

당시 한암 스님이 쓴 여러 편지는 스님의 이러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 선수행과 깨달음에 대한 내용부터 일상의 모습까지 선사의 성품이 느껴진다. 필체 역시 유연하게 쓴 한문 글씨와 잔잔하고 소박한 한글 글씨가 공존한다.

또한 《금강경》(1937), 《고려보조국사법어》(1940) 등 당시 월정사에서 간행된 불교경전은 일제강점기 왜색불교의 영향과 세속화로 처참하게 무너져가는 한국불교를 계몽하고 전통회복과 통합에 힘썼던 선사의 생애를 말해준다.

탄허 스님(1913~1983)은 근․현대 불교계를 이끈 최고의 학승이자 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 유불도 삼교에 능통한 대석학이다.

한암 스님의 법통을 계승하여 교육만이 한국불교의 미래라는 신념 속에 오대산 승려연합수련원(1936), 오대산 수도원(1956)을 설립해 교육사업과 후학양성에 힘썼다. 평생을 걸고 이룩한 《화엄경》과 여러 불교 경전 번역사업을 통해 불경의 한글화라는 큰 뜻을 펼쳤다. 특히 《신화엄경합론》 완간(1975)으로 이루어낸 화엄학 연구성과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전시회에서는 탄허 스님의 가사 장삼을 비롯한 유품과 선필로 평가되는 서예작품을 통해 스님의 면모를 소개한다.

만화 스님은 오늘날의 월정사 대가람을 일구어낸 주역이다. 한암, 탄허 스님에 이어 오대산 법맥을 이은 대화상으로 평가받는다.

한암 스님의 승가오칙(참선, 간경, 염불, 의식, 가람수호)과 탄허 선사의 화엄․선사상을 계승하여 1954년 불교정화운동과 1956년 오대산수도원 설립을 주도했으며, 한국전쟁 때 전소된 월정사를 새롭게 일으키고 오늘날 총림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한 월정사의 근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만화 선사의 월정사 중건 의지를 잘 보여주는 <월정사 중건 상량문>(1952)을 비롯해 다양한 친필 원고를 통해 스님의 삶과 수행을 소개한다.

월정사성보박물관 관계자는 “특별전이 한국불교의 큰 버팀목이었던 오대산 3대 화상의 유품과 생생한 순간을 담은 사진을 통해 당시의 이야기와 정신을 되새겨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교훈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