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선원 대행선연구원 ‘제12회 계절발표회’ 모습. 사진 제공 대행선연구원.
한마음선원 대행선연구원 ‘제12회 계절발표회’ 모습. 사진 제공 대행선연구원.

“원효 스님의 일심사상과 같이 대행 선사의 한마음 사상은 이웃종교를 가장 넓게 포용할 수 있는 바탕과 체계를 갖춘 사상이 되었다. 회통의 모습에서 새로운 종교간 대화의 비전을 찾을 수 있다.”

대행 선사의 가르침 속에 함축된 종교관을 현대 종교다원주의 담론으로 조명한 논문이 발표됐다.

한마음선원 부설 대행선연구원이 7월 16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3층에서 유튜브 채널로 온라인 개최한 ‘제12회 계절 발표회’에서 김용표 동국대 명예교수가 발표한 ‘묘공 대행의 이웃 종교관과 종교다원주의’가 그것.

김용표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에서 대행 스님의 가르침 속에 나타난 다원주의 성격을 분석해 △종교가 아닌 생명과 삶의 진리로 종교를 제시한 점 △모든 성인의 진리를 한마음으로 회통하여 이해하고자 한 점 △부처님 지혜에 입각해 대승 공사상의 절대 진리 개념서 벗어난 열린 종교관인 점 △한마음 중심주의가 현대 다원주의 사상가인 존힉의 종교다원주의와 구조상 유사한 점 △무조건적인 타종교 수용이 아닌 한마음 안에서 회통하는 다원적 포괄주의인 점 △대행 선사의 기독교 해석이 신의 내재성을 강조하는 신비주의 사상과 유사한 점 △종교간 대화에서 외면대화보다 내면적 심층대화의 방법을 제시한 점 △대행선사의 출현으로 새 종교적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점 등 8가지 특징을 분석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어 “대행 선사는 부처님과 역대 선지식들의 포용적 이웃종교관을 계승하면서 사대성인들의 가르침이 한마음에 있다는 ‘한마음 종교 기반론’을 제시했다”고 강조하고, “이러한 대행 선사의 종교인식은 현대의 대표적인 종교사상가인 존힉이 제창한 종교다원주의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정교한 이론은 전개하지 않았으나 그 취지는 비슷하다. 불교 테두리도 초월하는 열린 진리의 지평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명예교수는 또 “대행 선사는 한마음이라는 큰 바다에서 모든 종교를 회통하고자 했다”며 “외적 종교보다 내적으로 상대방 종교의 깊이와 높이를 꿰뚫어보며 그 안에서 현현된 한마음을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는 이러한 가르침이 세계 종교 갈등 해소에도 적용될 수 있음에 주목했다.

김 명예교수는 “대행 선사가 추구한 종교 대화는 상대 종교에 대한 지식의 교환이나 비교의 차원을 넘어서는 심층적 영성의 대화”라며 “종교가 다른 상대를 만났을 때도 한마음과 더불어 우주 만물이 하나가 되어 만난 것으로 생각했다. 이는 다른 종교와의 관계에서 구체적인 답을 내려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행 선사의 사상은 한국종교사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흔히들 있는 기존 전통과 인위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보다 독자성을 보이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다종교사회에서 성숙한 종교인을 위한 종교 대화에도 새로운 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계절 발표회에서는 조윤호 전남대 교수가 ‘화엄·유식·선의 관계론 재고’를 주제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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