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평화통일불교협회(이하 평불협) 창립주역인 법타 스님(은해사 조실, 조계종 원로의원)이 평불협 창립 30년을 맞아 남북불교 교류의 물꼬를 트며 ‘통일보살’의 길을 걸어온 지난 30년을 회고하고 그 역사적 의의와 전망을 담보하는 기록물인 《평불협 30년사》를 출간했다.

《평불협 30년사》. 사진제공 평화통일불교협회.

《평불협 30년사》는 불교계는 물론 일반사회 대중과 남북불교 교류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자주적인 역량과 향후의 역할을 제고하고 남북 교류의 새로운 장을 다시금 열어가기 위한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평불협은 1992년 2월 12일 공식 출범했다. 평불협은 불교계 최초의 통일부 산하 사단법인체이자 비제도권의 유일한 통일운동단체로 꼽힌다.

평불협은 지난 30년 간 남북불교 교류를 통한 대북지원과 문화유적지 복원, 인권 회복, 학술·문화, 포교·교육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남북 교류의 한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자취를 남겼다.

북녘 땅에 금강국수공장을 설립해 굶주린 북한동포들의 삶을 보듬어 살피는 동체대비의 보살행을 실천한 일은 남북 간의 화합과 연대를 더욱 굳건히 하는 인연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평불협은 남북 간 불신과 대립이 지속되는 여건 속에서도 북한동포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는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을 실천하면서 조국의 평화통일을 이룩하고자 하는 통일보살의 원력을 지켜오고 있다.

사단법인 평화통일불교협회 창립주역인 법타 스님(은해사 조실, 조계종 원로의원)이 《평불협 30년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불교저널.
사단법인 평화통일불교협회 창립주역인 법타 스님(은해사 조실, 조계종 원로의원)이 《평불협 30년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불교저널.

분단 이후 남북 교류 역사에서 평불협처럼 민간교류단체가 30년의 세월을 지탱해온 경우는 극히 드물다. 평불협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 중심에 법타 스님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법타 스님은 남북교류사에서 정치성을 벗고 동질의 민족성을 소통하며 진정성 있는 교류를 실천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평불협 창립 이후 통일운동을 주도하던 과정에서 법타 스님은 1994년 7월 1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박종철 군을 고문 치사케 한 악명 높은 ‘남영동’에 붙들려가 심한 고초를 겪었다.

이른 바 북한을 고무찬양했다는 죄명을 뒤집어쓴 것으로,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긍정여론이 28%로 급락한 상황에서 북풍정치공작의 희생물이 되었던 것이다.

법타 스님은 이에 굴하지 않고 그 이후에도 수십 차례 방북하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함을 체감하고 ‘밥이 통일이다’, ‘밥이 평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진력했다.

법타 스님은 “평불협 출범 30년 동안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기여하고자 진력해 왔지만, 작금의 상황은 마치 ‘잃어버린 30년’처럼 허망한 현실에 놓여있다”며, “앞으로 이 책이 불교계 통일운동에 큰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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