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련사 예수시왕칠재. 사진=청련사.
청련사 예수시왕칠재. 사진=청련사.

한국불교태고종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예수재)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6호로 지정됐다. 예수재는 사후 정토왕생을 위해 미리 복을 짓는 불교의례이다.

경기도는 청련사(이사장 상진 스님)에 ‘경기도 무형문화재 보유단체 인정서’를 5월 20일자로 발급했다.

지난 2010년 청련사범음범패보존회를 발족한 청련사는 2014년 이름을 ‘청련사예수시왕생칠재보존회’로 바꿨다. 2019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청련사는 서울 왕십리에 있던 ‘안정사’ 시절부터 조선 초기 ‘동청련 서백련’의 양 열반계 사찰이었다. 청련사는 백련사와 함께 도성의 비보사찰이자 왕생발원사찰로서 왕실과 국태민안을 위한 다양한 재회(齋會)를 열었다. 청련사는 예수재를 1960년대부터 설행했다.

1910년 청련사로 출가한 능해 스님(1892~1979), 덕봉 스님(1911~1994), 청호 스님(1915~1999), 춘담 스님(1915~1960), 벽파 스님(1939~2011), 백우 스님(1934~2015) 등을 거쳐 현재 상진 스님에게 이어지고 있다.

청련사는 서울 왕십리 재개발 후 현재 양주로 옮긴 후 보존회와 안정불교대학을 중심으로 예수재의 체계적 전승과 교육에 힘쓰고 있다. 청련사는 예수재 활성화를 위해서 ‘윤달이 든 해’ 설행하던 것을 해마다 ‘중양절’(백중)에 설행하고 있다.

청련사 예수재는 법고무와 탑돌이 때 어장의 북가락을 더해 동참재자의 신심을 돋우는 것이 특징이다. 법고무를 추는 스님은 대개 단순박으로 연속해서 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청련사 예수재는 어장 상진 스님의 장엄염불 축원화청, 법성게 등의 예술성, 어장 상진 스님이 법고를 하나 더 타주해 법고의 울림에 화룡정점의 역할을 하는 점 등이 특징이다. 이 북가락은 법고무의 여법미를 헤치거나 번다함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절제와 음향적 조화를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련사 예수재는 다른 사찰에서는 전승이 끊긴 지전 위에 꽂는 ‘총명지’ 장엄을 한다. 총명지는 나뭇잎 모양으로 작게 접은 색지 두 장을 겹쳐 새싹처럼 만든 다음 맨 위의 지전에 꽂는다. 한 판에 45개 정도를 쓴다.

청련 사예수재는 범패․작법무와 피리, 태평소, 대금, 해금, 아쟁, 장구로 구성된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악사가 동참해 여법하고 완성도 높은 불교의례를 보여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청련사 예수재 연주 악곡은 전통가락을 연주하되 변주의 묘미를 보여준다. 이 점에서 청련사 예수재는 온고창신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청련사 예수재는 다른 사찰과 달리 ‘독설판예수재(獨設辦預修齋)’로 옛 예수재 전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예수재 초기 기록은 조선 중기 보우 스님이 청평사에서 치른 왕실발원 예수재이다. 이는 초기의 예수재가 왕실 주도의 독판 형태로 설행됐음을 보여준다. 근대에 이르러 일반 사찰에 예수재가 확산되면서 합동예수재가 설행됐다. 광복 전까지 재가 독불공이 많았고, 오늘날 같은 합동 개념이 없었다고 알려져 있다.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청련사 예수재는 《청련사지》를 비롯한 여러 유물과 사적에서 나타나듯이 당풍범패와는 다른 한국적 율조를 지닌다. 바깥채비 활동보다 사찰 내 의례전통에 따라 독자적으로 설행하는 전승능력을 갖춰 전통 범패와 장엄의 맥을 잇고 있다”며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등재 추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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