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새 대표이사 성화 스님. 사진 불교닷컴.
나눔의집 새 대표이사 성화 스님. 사진 불교닷컴.

“나눔의집 상근 대표이사로 1주일 째 출근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복잡하다. 나눔의집을 6개월에서 1년 내 정상화하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시설 나눔의집 새 대표이사 성화 스님은 6월 13일 서울 수송동에서 불교계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나눔의집 현안 등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5일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이사회 대표이사 선출 후 보름여 만이다.

스님은 출가 전 광주시, 인천시 등에서 10여 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출가 후에는 복지시설 등에서 20여 년 활동을 했다. 분당 한솔종합복지관 등 여러 시설이 성화 스님 손을 거쳐 최우수기관이 됐다.

경기도 ‘주민감사청구’ 수용 나눔의집 또 감사

간담회에 하루 앞선 12일 경기도는 ‘나눔의집 불법 지원’ 관련 주민감사 청구를 수용해 광주시를 감사하겠다고 알렸다. 경기도의 감사는 60일, 이 가운데 나눔의집은 오는 20일부터 15여 일 동안 감사를 받는다. 앞선 2020년 경기도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나눔의집 등을 조사했다.

스님이 밝힌 나눔의집 관련 주민감사 청구 내용은 △이사 선임 과정 적격성 여부 △양로시설 운영 적합 여부 △생활관 증축 적법성 여부이다.

스님은 “이사 선임 과정 적격성 여부는 공문을 주고받은 내용이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양로시설 운영 적합 여부는 양로시설 운영 기준이 10인 이상이지만, 현재 나눔의집에는 할머니 네 분이 생활 중이다. 특별법에 따르면 국가가 피해어르신을 보호하게 돼 있으니 이번 기회에 법률 판단을 받으면 된다”고 했다.

“생활관 증축 적법성 여부 관련 문제는 아쉽게도 이전 법인에서 행정처리 상 미흡한 점이 있었다. 전문가를 채용해 이후 행정절차 상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일부 공익제보자가 주민감사 청구에 앞장서며 나눔의집을 계속 힘들게 하고 있다. 정의당과 시민단체도 개입하고 있다”고 했다.

스님은 “전임 임시대표이사가 결재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전임 대표이사의 위법사항에 대해서도 엄중한 감사를 요청하겠다. 필요하면 형사고발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공익제보자들이 법인과 시설의 위법성은 공익신고라며 알리고서는 자기들은 준법하지 않은 점들이 있다”면서 ‘병가’ 처리 절차, 역사관 파행 운영 등을 지적했다.

“피해 할머니들에 최상의 서비스”

성화 스님은 나눔의집 운영을 법인, 양로시설, 역사관 3곳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양로시설’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네 분이 거주 중이다. 할머니들은 98·94·94·92세로 모두 최고령이다. 스님은 “할머니들을 편안히 모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할머니들의 행복을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역사관’은 현재 공익제보자들이 ‘병가’를 낸 상태이다. 스님은 “기관장 부재라며 공익제보자들이 일방적으로 ‘병가’를 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성 피해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전쟁으로 여성이 겪는 고통과 피해가 크다. ‘역사관’ 기능을 살려서 후세를 교육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했다.

‘법인’은 임시이사 체제인 지난 2년 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게 성화 스님의 판단이다. 스님은 “법인 설립 후 ‘열심히’는 살았지만 법을 준수하는 것과는 별개였다. 법에 무지해 행정행위 등에 소홀했던 것들을 인적 구성원을 확충해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나눔의집 문제는 욕심의 충돌”

스님은 “나눔의집과 관련한 다툼이 끝나지 않는 것은 ‘욕심이 달라서’”라고 봤다.

스님은 “나는 매일 기도를 한다. 기도하면서 어떤 일이 내 개인의 이익 때문이 아닌지, 아니라면 내가 속한 조직의 이익 때문이 아닌지 성찰한다. 사익과 조직의 이익 등을 빼고 나면 해결할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나눔의집에 출근한 지 1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욕심의 충돌 때문이다. 나눔의집에 후원금 등 동산이 많다고 해서 빼앗아 가려는 세력이 있다”고 했다.

스님은 “여러 시설을 운영하면서 경고 이상 감사지적을 받아본 적 없다. 돈 문제로 시비 걸려본 적 없고, 같이 근무한 직원이 말썽을 부린 적도 없다.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았는데 나눔의집 대표이사를 맡아 고민이 깊다”고 했다. 이어서 “이제껏 여러 소임을 살면서 판공비를 써본 적이 없다. 나눔의집은 재능기부하는 각오로 대표이사 소임을 살겠다. 1년 안에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하나 둘 ‘나눔의집’ 떠나는 공익제보자들

나눔의집 공익제보자는 모두 7명이다. 이 가운데 3명은 사직서를 내고 나눔의집을 떠났다. 남은 4명 가운데 한 명인 김대월 학예실장은 ‘병가’를 냈다.

스님은 “대표이사 선임 후 공익제보자들에 만나자고 했지만 아무 말이 없다. 그들은 나를 대표이사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그들이 찾아와서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면 어쩌겠느냐”면서도 “외부세력과 함께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는데 무조건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스님은 “최고령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이후의 ‘나눔의집’이 문제이다. 나눔의집 운영 방안 등을 오는 11월 세미나를 통해서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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