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인사이더’ 중 사찰 법당에서 불법 도박판을 벌이는 장면.
JTBC 드라마 ‘인사이더’ 중 사찰 법당에서 불법 도박판을 벌이는 장면.

JTBC와 드라마 ‘인사이더’ 제작사 에이스팩토리가 조계종에 사과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드라마 ‘인사이더’에 약 15분여 동안 법당에서 불법도박을 하고, 스님을 사기도박꾼으로 등장시키는 등 장면을 방송하면서 불자들의 공분을 일으킨 데 따른 사과다. 순수 창작물이어도 사찰 법당을 거액의 불법도박을 벌이는 장소로 삼고, 스님이 불법 도박의 거액의 판돈을 딴 뒤 ‘관세음보살’을 외치는 등의 장면은 사찰이 불법도박의 온상으로 묘사하고, 출가수행자를 사기도박꾼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불자들의 공분을 면키 어려웠다.

드라마 ‘인사이더’는 잠입 수사하던 사법연수생이 나락으로 떨어진 뒤 교도소 도박판에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줄거리로 하는 JTBC의 16부작 드라마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권선징악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지만, 15분이 넘는 장시간 동안 법당 불법 도박 등 장면을 포함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

드라마 ‘인사이더’의 문제 장면은 2021년 11월 경 파주의 한 사찰 법당에서 촬영됐다.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촬영한 사찰의 주지 스님은 구두로 권선징악의 내용을 담는 드라마 촬영을 허가했다. 주지 스님은 도박 등을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항의했지만, 당일 촬영을 마치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수락”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기획실을 중심으로 방송사인 JTBC와 제작사인 에이스팩토리에 항의했고, 종단 입장을 전달했다. 첫 회 방송 다음 날인 9일 종교평화위원회가 첫 성명을 냈고,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 중앙신도회, 불교상담개발원, 국제포교사회, 포교사단,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전국비구니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대한불교청년회,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가 잇달아 성명을 내 JTBC 등에 공개사과와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

방송 후 첫 주말이 지나면서 불교계 공분이 심상치 않자, 이수영 JTBC 대표이사와 윤희웅 전략편성실장, 제작사 에이스팩토리 정경문 대표, 박성은 제작본부장, 황라경 책임프로듀서가 13일 오후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와 총무부장 삼혜 스님과 기획실장 법원 스님, 문화부장 성공 스님, 사회부장 원경 스님, 사업부장 주혜 스님 등 총무원 부실장 스님 등을 비공개 면담하고,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 측은 드라마 자체 심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방송금지 등 후속조치, 드라마 주요 배역의 이름이 특정종교의 성인 명칭이 사용된 것은 작가 개인의 종교적 편향성이 반영된 것은 아닌지 등을 따졌다. 또 JTBC 측에는 전통문화인 불교를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지고, 불교 관련 보도 등에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수영 JTBC 대표이사는 “의도치 않은 방송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친 데 사과한다”면서 △포털사이트 등서 재방송 영상 삭제 △국내 VOD 등 영상 서비스 중단(다시보기 중단) △15일과 16일 3회와 4회분 방송 첫머리에 공식 사과문 게시 △불교 관련 보도 적극 관심 등을 약속했다.

제작사 에이스팩토리 측은 △향후 드라마 제작 시 철저한 사전 점검 및 모니터링으로 재발 방지 △판권 문제와 케이블TV 등도 종단과 협의해 조치 △불교 폄훼 영상 송출 방지 등을 약속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은 △사과 및 후속조치 약속, 공식 문서로 종단에 접수 △사과문 사전 협의 처리 등을 요구했다.

JTBC와 에이스팩토리는 이날 면담에 따라 14일 방송 송출용 사과문 초안과 사과 공문 초안을 조계종 총무원에 전달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JTBC와 제작사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빠르게 사과하고 영상 삭제 등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총무원 호법부는 해당 영상이 촬영된 파주의 사찰과 주지 스님을 조사했으며,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이 같은 내용은 14일 중앙종회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 23차 연석회의에서 기획실장 법원 스님이 현황을 보고하면서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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