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지 강당지 북동편 지구 큰 항아리 수습 모습. 사진 제공 문화재청.
황룡사지 강당지 북동편 지구 큰 항아리 수습 모습. 사진 제공 문화재청.

경주 황룡사지는 신라 최대의 사찰이다. 그만큼 사역도 넓어 1976년부터 최근까지 발굴이 이어져 오고 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진행된 강당지 북동편 지구 발굴조사에서는 동문지, 창고지, 승방지, 식당지 등 건물지 39개소와 담장, 우물, 배수로 등 생활 기반 시설, 사역의 북쪽과 동쪽 외곽 경계가 확인된 바 있다.

이곳에서는 신라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기와와 전돌(벽돌), 용기류, 소조상(조각) 등이 출토됐다. 특히 건물지 주변에서 발견된 토제 등잔과 벼루, 각종 생활용기 등은 이곳이 생활 공간임을 짐작케 한다.

황룡사의 생활공간이었던 강당 북동편 지구를 발굴 조사한 성과를 담은 보고서가 출간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는 최근 강당 북동편 지구 발굴조사 내용을 수록한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 Ⅲ - 강당지 북동편 지구》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황룡사 강당지 북동편 지구에서 확인된 대형 건물지를 조사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건물지 29호에서는 음식재료를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50여 개의 큰 항아리 편이 발견됐다. 이곳이 저장창고로 쓰였음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다.

건물지 25호에서는 전돌로 축조한 화로시설이 발견됐다. 거주공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건물지 25호는 백제와 고대 일본의 승방지와 유사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건물지(48호)는 면적만 약 386㎡에 이르는 대형 건물지인데, 식당지로 추정된다.

강당지 북동편 지구는 이처럼 저장창고, 거주공간, 식당지 등이 모여 있어 황룡사의 공동 생활공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는 황룡사 승원영역과 이어지는 통로 발굴조사 결과도 수록돼 있다. 황룡사 동편의 남북담장과 이어지는 건물지 13호는 승원영역으로 출입하는 동문지로 추정된다. 동문지 서쪽에는 공지(空地)가 조성돼 있는데, 지반이 단단하게 다져져 있고, 동문지와 이어진다는 점에서 황룡사 승원영역의 주 통로이거나 내부도로로 판단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모두 8차례 실시한 황룡사지 발굴조사 성과를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도 그 정리작업의 성과물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앞서 《황룡사 유적 발굴조사 보고서 Ⅰ》를 1984년에, 동회랑 동편지구의 발굴조사 결과를 정리한 《황룡사 발굴조사 보고서 Ⅱ》를 2019년 각각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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